꽃샘추위┃詩人이 보는 世上┃2024-03-03
2024년 봄이 이리 처절한가. 땅속에서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 깨어 뛰어나온다는 경칩이 가깝지만 꽃샘추위가 찾아오고 한바탕 눈이 내리니 사람들의 동작이 둔화되고 만다. 겨울이 떠나기 싫은지 심술을 부리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뿐이다. 그렇다고 몸을 사리고 싶진 않다. 나에겐 매일 매일이 '잔인한 달'이지만 희망의 봄은 안주(安住)의 겨울잠에서 나를 깨운다. 러시아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은 수선화다. 노란색과 흰색의 수선화가 농부들의 텃밭인 시커먼 땅에서 말 그대로 아주 수줍어하며 부끄러운지 약간 고개를 외로 돌리고 고개를 내민다. 그 때가 4월 쯤이다. 날씨는 아직도 쌀쌀하고 쌩쌩한데 삐죽이 고개를 내민 자그마한 수선화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볼 때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바람을 잘 이겨내며..
2024年 日常
2024. 3. 3. 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