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교토사주구팽(狡兎死走狗烹)이란 말이 있다.
토끼가 죽으니 개가 삶겨진다는 뜻으로 사냥감이 없어져 사냥개마저 소용이 없어지듯,
적국이 망하면 공을 세운 모신도 죽여 없애는 것처럼 필요할 때 쓰고 필요 없을 때
버리는 야박한 세정(世情)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인생 그거 별거아니다. 살다보면 높낮이에 크게 마음조아릴 필요가 없다.
삼사십대엔 별거아닌 것 가지고 자랑하지만 오십이 넘으면 대학나온 놈이나 안 나온 놈이나
별반 차이가 없고, 육십이 넘으면 화장 한 년이나 안한 년이나 별 차이가 없고,
칠십이 넘으면 돈있는 놈이나 없는 놈이나 마찮가지고,
팔십이 넘으면 산에 누운 년이나 방안에 누운 년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데
무슨 자랑이 그리 많은가?
인간때문에 가슴 아퍼할 이유가 없다. 미워할 것도 없고, 야속하다고 한탄할 필요도 없으며,
잘 나가는 사람을 질투할 것도 없다.
배추와 무우를 심는 걸 보던 누이가 먹지도 않을 걸 욕심내느냐며 조금만 심으라고 만류하지만
개척교회 시절 교회의 빈자리의 가슴앓이를 경험한 까닭에 밭을 비워두는 건
자존심에 관한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어 넘치도록 심는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성륜사
전남 곡성군 옥과면 미술관로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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