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가을의 문턱에서┃詩人이 보는 世上┃2024-08-14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8. 20. 12:25

본문

 

능소화 꽃이 지면 가을이 오고....

이젠 입추가 지났고  말복도 지났다. 이어 처서가 되면 기온이 내려 갈 것이다.

이마에 맺힌 땀이 흐르지 않는 시기가 곧 다가 온다.

땀이 흐른다 해도 그냥 가을바람 앞에 분해되고 만다.

물론 아직은 한낮은 여름이지만 조석으론 가을 냄세가 나기 시작할 것이다.

누가뭐래도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찾아오게 되고 가을이 목전에 이를 것 같다.

바람불면 가슴이 시려오고 비라도 내릴라 치면 가슴이 먼저 젖어 오는 가을.

푸른빛 하늘에 솜털 구름 떠다니는 날엔 하던 일 접어두고

홀연히 어디엔가로 떠나고 싶은 시간들이다.

유난히 그리운게 많을 것 같은 계절이다.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닿고 무심히 밟고 지나던 길도 노점상의 골패인 할머니 얼굴도 이젠 예사롭지가 않게

느껴지는 계절이 다가온다.

오십대를 황홀한 나이라 하기에 그 나이 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었다.

젊은 날의 내 안의 파도 그 출렁거림을 잠재우고 싶었기에...

오십만 되면 더 이상 감정의 소모 따위에 휘청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기에

하루 빨리 오십대 되기를 무턱대고 기다려 왔었다.

그러나 그 오십을 훨씬 넘기고 육십대도 넘기었음에도 여전히 가을이 오면 흔들린다.

가을..... 창가에 서서 홀로 즐겨 마시던 커피도 이젠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시기가 도래한다

늘 즐겨 듣던 음악도 그 누군가와 함께 듣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람이 만나고픈 그런 나이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싶다.

어설프지도 곰삭이지도 않은 적당히 잘 성숙된 그런 나이이기에

어쩌면 한껏 멋스러울 수 있는 멋을 낼 수 있는 나이라고 믿었는데

아직 가을속에 깊숙히 발을 내딛지도 않았는데, 실버들처럼 흐느적거린다.

"주여...가을바람에 서걱대는 몸 부대끼며 제 생애 몫을 다하며 살아온 들꽃과 들풀처럼

쓸쓸히 홀로이 잎 지게 마시고 솜털의 보드라운 따뜻한 사랑으로 보듬어 주소서.

가을의 외로움이 더하는 홀로이 살아감이 군락을 이루며 살아가는 이들

제 각각 다른 모습 다른 마음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사랑 나누며 깊어가는 가을에

주의 사랑과 행복으로 곱게 단풍들이고 주 안에서 한데 어우러짐으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가을이 되게 하여 주소서."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제주 중문관광단지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