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순천만에서┃詩人이 보는 世上┃2024-07-13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7. 13. 00:40

본문

 

사진사가 없던 시절 화가에게 주어진 임무 중의 하나는

왕이나 왕족, 교황과 성인, 귀족의 초상화를 그리는 일이었다.

그와 더불어 화가는 자신의 얼굴을 대상화하여 자화상을 그리는데,

미술사에서 특히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들로 렘브란트와 반 고흐와 프리다 칼로가 있다.

화가마다 자화상을 그리는 이유가 따로 있기 마련이지만 반 고흐와 프리다 칼로는

죽음을 넘나드는 고통의 순간순간, 자신의 한계를 기록하듯 자화상을 그렸고,

현재까지 지상에 40여 점의 자화상이 소개된 렘브란트의 경우,

풋풋한 가운데 예리한 20대 청년의 얼굴에서 말년, 빚쟁이들에 시달리다 못해 빚 갚음으로

그려줘야 했던 60대 노년의 얼굴까지, 그의 자화상은 그의 삶과 시대를 완성하는

하나의 연대기 노릇을 하고 있다. 문학이나 음악, 미술 같은 예술작품들은 시대를 반영한다.

거기에는 창작인의 경험과 지식이 들어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예술작품은 자전적 요소가 있다.

모든 동식물들은 흔적을 남기려는 본능이 있다.

자화상이나 자서전을 남기는 것도 그 중 한 유형이다.

화가들이 자화상을 그리는 이유는 돈이 들지 않고 항상 준비되어 있는 모델에,

표현에서도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전을 궁핍하게 살았던 반 고흐는 40여점에 가까운

자화상을 남겼으며 중산층으로 일찍이 명망을 얻은 렘브란트는 말년까지 100여점의 다양한

자화상을 그렸다고 한다. 고가의 가치를 지닌 유명 화가들의 자화상속에는

단순히 한 사람의 얼굴이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묘한 느낌의 맛이 들어 있다.

오늘은 무념의 시간을 보냈다.

내가 그려야 할 자화상이 어떤 그림일지에 대하여 깊은 고뇌를 했다.

자화상이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해 그려진다면

자서전은 세상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기 위해 쓴다고 한다.

그래서 자화상이 평면적이라면 자서전은 입체적이라는 말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매일같이 자화상을 그리고 자서전을 쓴다. 굳이 그림이나 글을 남기지 않더라도

주변에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무엇보다 스스로까지 감출 수는 없는 것이다.

기독교는 자신의 삶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이다. 기독교인들의 자화상은 그래서 감동보다

은혜스러워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버림 받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가? 그러다 보니 본래 내가 누군지를 잊어 버렸다.

나와 맞지 않는 모습에 맞추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은 결국 나를

‘문제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고장이라고 판단하기 전에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특징으로

인정해 주고 따뜻하게 안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까?

그런 사람을 찾기 전에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줄 순 없을까?

찾기도, 되기도 어려운 애매한 사이에서 오늘도 나는 방황한다.

나는 누구인가? 누군가가 원하는 모습, 누군가에게 필요한 모습, 내가 되고 싶은 모습아닌,

진짜 나는 누구인가? 순천행 열차는 오늘도 8시에 떠나고 있지만

정작 와야할 사람은 오늘도 오질 않는다. 진짜 나를 만나고 싶은 그리움이 사무친다.

나는  사진가가 될 것이다. 고흐의 그림을 보니  그 정도라면

나도  사진가가 될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내가 화가가 된다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일이기에?

화가까지는 몰라도 사진가는 될수 있을 것 같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순천만 국가정원

전남 순천시 오천동 국가정원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