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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孤島)┃詩人이 보는 世上┃2024-05-14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5. 1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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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논어’에서 "날이 추워진 다음에야 푸르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평소에는 그 사람의 본성이 나타나지 않지만 어려움에 처하면 본색이 드러난다는 말이다.

좋을 때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인간관계의 백과사전 격인 사마천의 ‘사기’의 맹상군과 풍환의 인간관계는 바로 그런 사례다.

잘나가던 맹상군은 제나라 왕에게 의심을 사는 바람에 자리에서 쫓겨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정쟁에서 밀려난 것이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식객들은 하나둘 슬그머니 맹상군 곁을 떠났다.

식객들의 마음만큼은 확실하게 사로잡았다고 굳게 믿고 있던 맹상군으로선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행이 "풍환"이 끝까지 남아서

맹상군에 대한 제나라 왕의 의심을 풀 방법을 알려준다.

그는 맹상군의 수천명 식객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아 홀대했던 인물이었었다.

그런데 비참한 나락에서 오로지 풍환만이 남아서 맹상군을 지켜준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사무엘 베케트는 190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런던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지를 정처 없이 여행하다가 1937년 파리에 정착한 이후

창작에 몰두했다. 그리고 2차 대전 중이던 1952년 불어로 발표한 '고도를 기다리며'를 남겼다.

오지 않는 고도는 대체 누구인가? 고고와 디디는 무엇을 위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절대명제처럼

고도를 한없이 기다릴까? 이 작품에서 고도에 대한 해답은 끝내 없다.

그러나 극의 흐름으로 보아 고도는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운명의 굴레거나,

자본과 정치권력이거나, 인간의 근원적인 허무와 고뇌거나,

아니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 처절하게 신음하는 인간 구원,

또는 희망과 자유의 형상화일지 모른다. 그러므로 고도의 실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각자의 소망하는 바 가치체계면 된다. 사무엘 베케트가 노벨상을 수상하자

세계 모든 나라에서는 재빠르게 그의 작품을 번역 출판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즉시 출판되어 서양에서 날아온 '고도'가 무엇인가에 대해 심취하고 있었다.

어떤 출판사에서는 그 제목(Waiting For Godot)을 '고도(孤島)를 기다리며'로 용감하게 내세웠던

기억을 아직 가지고 있다. 아마도 오역이 아니라 고도(godot=절대가치, 구원자, 진리 등)라는

추상적 의미를 구체적 의미로 형상화하기 위하여 '외로운 섬',

'동경의 세계' '꿈과 이상의 나라'를 뜻할 수 있는 '고도(孤島)를

차용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이제 와서 해보게 된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전주천 야경(LOTTE 백화점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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