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는 외로움의 현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직접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성공을 추구하고 인정을 받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슴 속 깊이 감춰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자신있던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했거나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 때 심리적 불안과 초조함, 혹은 막연한 질병의 증상으로 불쑥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은 나와 다른 사람과의 신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타나
그 때까지 지탱해 온 나의 삶의 의미를 단번에 잃어버리게 만든다.
외로움은 우리의 내적 고통과 공허감을 잊으려는 욕구를 이용해서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현실에서 도피하거나 이런 괴로움을 잊게 만드는 중독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외로움을 애써 피해보려고 내 자신을 학대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그 외로움은 근원적인 것이다. 근원적인 외로움은 세상의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사실 외롭다는 것은 우리의 영혼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외로움은 영혼완성의 장애가 아니라 외로움이 있기 때문에 영혼은 완성될 수 있다.
외로움의 진정한 뜻은 완전해지고자 하는 열망이다.
기다림에 대해 혹자는 기약 없는 막연함에 고통이라 하고,
또 혹자는 그 끝에 찾아올 기쁨에 행복이라 한다.
지극히 사적인 기다림일 수도,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거시적인 기다림일 수도 있다.
어쨌든 삶은 늘 기다림의 연속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고도가 있다.
하지만 누구를, 무엇을 그토록 기다리고 있는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오기는 하는 것인지, 왜 기다리는지, 기다릴 만한 가치는 있는지 모른다.
무수한 물음이 해결되지 못하고 내일은 꼭 오겠지 하는 희망을 지리멸렬하게 거듭하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늘 구원을 갈망한다. 그리고 멈추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 모리스 블랑쇼의 성찰처럼 마모되지 않는 마모인 기다림은
기다리는 자를 그 자리에 ‘꽁꽁 묶어’ 놓으니까 말이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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