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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행중 독백┃詩人이 보는 世上┃2024-04-18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4. 18.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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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멍'한 생각에 젖어들 때가 많다.

그냥 창밖을 주시하며 주마등처럼 스치는 옛 생각에 잠겨 때론 혼자 웃기도 하고

괜히 슬퍼지면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한시간이면 갈 수 있는 한양길을

세시간짜리 완행열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이유가 바로 '멍'한 생각을 가지고 싶기 떼문이다.

무대에 선 배우처럼 독백을 쏟아낼 때도 있고 지난 날을 후회할 때도 있다.

그것이 잘 설계된 시나리오대로 뱉어진 말이라면 좋겠으나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희로애락의 어느 고비에서 우리는 혼잣말을 한다.

그것은 과부하가 걸린 내면의 어떤 일에 대한 일종의 자기정화일 수 있다.

독백은 대개 부끄러운 내용을 담고 있다.

한번 그런 장면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어느 케케묵은 과거의 일까지 주마등처럼,

때론 아지랑이처럼 모락모락 피어올라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소설가 최인호 씨는 “낯 뜨거운 과거의 장면이 떠오르거나 기억조차 하기 싫은

비굴하고 옹졸한 내 자신의 치부를 떠올릴 때 자신도 모르게 ‘아이고 미친놈’ ‘망할 자식’ 하고

욕설을 중얼거린다”고 ‘최인호의 인생’이라는 책에서 썼다. 누군들 부끄러운 일이 없겠는가?

그렇게 제 삶을 겁박하고 닦달하면서 예까지 끌고 왔건만 여전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 정말 한심스럽다. 최인호 씨는 자신에 대한 욕설을 “내가 또 하나의 나를 향해 던지는

일종의 야유”라고 규정했다. '태양이 빛나지 않을때에도 태양이 있음을,

사랑을 느끼지 못할 때도 사랑이 있음을, 신이 침묵할때도 신이 있음을 나는 믿는다.

' 아이슈비치수용소 어느 벽에 쓰여진 글이다.

'영원한 평화의 그날이 이 땅 위에 오리라는 것을,

더딜지라도 그날이 반드시 오리라는 것을 나는 굳게 믿는다.' 이런 희망이 유대인을 살린 것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구름 낀 날이 많고 풍우대작하는 날이 어디 한두번이겠는가?

그래도 태양은 변함없이 동에서 뜨고 서쪽으로 지고 있음을 믿는다.

성숙한 사람은 특별한 일들에만 관심을 가지려는 미숙한 사람들과 달리

평범하고 작은 일에서 더 많이 배운다.

성숙한 사람은 구름만 쳐다보는 미숙한 사람과 달리 구름에 가려진 태양을 바라본다.

오늘 태양이 보이지 않는다고 태양이 없어진 게 아니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서울 가는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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