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4월이 오기 전에 ┃詩人이 보는 世上┃2024-03-06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3. 6. 00:01

본문

 

 

3월달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봄이 오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혹독한 한겨울에도 끄덕 안했는데 꽃샘 추위에  움추려드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땅의 표면은 질퍽해졌지만 그늘진 곳은 여전히 돌덩이보다 단단하게 얼어 붙어 있어

아직은 봄이라는 걸 실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 구석구석이 얼어 붙어

해빙되려면 더 많은 희생과 수고가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언젠가는 봄이 올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마당 한구석에 매화가 피려는지 꿈틀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듯 했었다.

그러나 오늘 하루의 감짝 추위에 놀라 어쩔줄 몰라하는 것 같은 느낌이 온다.

하지만 내일 오후부턴 영상의 기온으로 회복되고  평년 기온으로 올라 간다는 예보가 나와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제 불과 몇일 사이에 매화나무 꽃망울 사이로 푸릇함과 신선함을

내품을 걸 생각하면 신기한 생각이 들 정도로 기대하는바가 크다.

얼마나 매화꽃을 피울런지 꽃망울이 수백개씩 달려있다.

나무 가지 끝에 수정처럼 매달린 꽃잎은

나의 피곤한 육신을 향기롭게 적시며 수줍은듯 미소를 짓는다.

지금은 모든 나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리는 시기이다.

서로 먼저 꽃을 피우겠다는 열정이 대단하다.

이 땅의 하찮은 잡초마저도 치열한 경쟁의 대열에 끼어든다.

저절로 피는 꽃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을 잉태하기 의해 인고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

말하자면 시련을 이기고 동토를 뚫고 나온 승리를 선언하는 것일게다.

내 생전, 지난 겨울은 60평생 한 것보다 더 많은 분량의 노력이 있었다.

그래서 매화꽃의 작은 움직임에 귀를 기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밤이되면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도 점점 강해져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나무가

뽑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낀다.

봄의 한가운데 잇지만 아직 겨울이 완전히 떠난 건 아니다.

커피 한잔을 들고 늘 하던 습관대로 창가에 앉아 먼곳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다.

나는 올해의 봄이 바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엉망이 되면서 그 끝이 어디인지 가름할 수 없는 추락의 연속이다.

추락하는 대한민국의 단면을 보는듯 싶다. 그래서 봄이 되었지만 봄이 아니다.

올핸 꽃도 피지 않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드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엘리엇이 말한 잔인함은 그런 황폐함조차 이겨내고 언 땅을 뚫고 나오는

놀라운 생명의 강인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면 잔인하지만

그 속에 놀라운 생명의 신비를 발견할 것이라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봄은 생명의 부활이다.

죽음과 절망조차 이겨내는 라일락의 소생과 마른 구근의 부활은 그래서 그냥 잔인한 게 아니라

‘가장 잔인한(the cruelest)’ 봄의 고백이다.

봄비로 잠든 뿌리를 흔들어 생명을 일깨워야 하는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잔인한 달`로 불리는 4월이 오기 전에 보이지 않는 현실의 벽에 빛이 넘치는 변화가 오면 좋겠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 낙산공원에 올라 서울성곽과 함께

출처: https://newsky1515.tistory.com/3380 [인생은 바람이다:티스토리]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