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이 놀이를 바라보다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릴 적 또래 아이들과 까르르 웃으며 뛰놀던 놀이터는 어느새 사라지고
몸만 훌쩍 커버린 나는 아직도 혼자 숨바꼭질을 한다.
켜켜이 쌓여버린 묵은 감정들을 뒤로하고 혼자 속으로 외쳐본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난 지금 2024년 또다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고 있다.
나는 나의 등뒤에서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고 있다. 아니 느끼고 있다.
해는지고 집으로 흩어져야 할 시간까지 나는 오늘도 술래가 되어 여전히 '무궁화'를 세고 있다.
사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눈치로 말하면 9단의 경지에 이르렀다.
내 등뒤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예민한 동작도 다 잡아 낼 수가 있다.
다만 못본척해 주고 싶을뿐이다. 콩인가 팥인가를 따지면 피곤해지기에 안움직였다고 우기면
그대로 인정해 줄뿐이다. 수박장사가 잘익은 수박을 고르는 일은 경험에서 나온다.
수십년동안 사람들 틈에서 살다보니 인상만 봐도 좋은놈인지 나쁜놈인지를 안다.
하지만 아무리 나쁜놈이라 해도 나보다는 착할 거라 믿어 죽일놈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바울에게서 배운 처세술이다. 그는 자신을 가르켜 '괴수중에 괴수'라고 고백했다.
만삭되지 못한 칠삭동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놀이를 하다보면 가장 볼품없는 사람은
아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다. 내 어릴적 친구중에 별로 좋은 인상을 가지지 않는
'똥자루'라는 녀석이 있었는데, 이 녀석은 술래에게 다가가 터치를 하는 순간
멀찌기 도망하기 위해선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
그게 지혜인지는 모르지만 성장 과정중 보니 절대 손해보는 일은 하지 않는 걸 보았다.
때론 술래가 되어 보기도 하고 잘못 움직여 술래에게 포로로 잡힌 사람을 구출해 주는
짜릿한 쾌감을 모르면서 무엇때문에 놀이를 하려 하는가.
인생살이 중 자신의 안일만을 고집하는 사람은 정말 인생을 잘못 사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짜릿한 쾌감은 아무일도 하지 않는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설악산 대폭설
출처: https://newsky1515.tistory.com/3378 [인생은 바람이다: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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