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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얼마나 깊게 교감하고 있는가┃詩人이 보는 世上┃2021-11-10

2021년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2. 11. 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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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의 마른들에서 고요와 우주의 적막이 나를 마구 세상 밖으로 내몬다.

카메라로 어깻죽지를 툭 건드릴라 치면 나무들은

자신의 쇠락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하나씩 둘씩 마른 잎새,

그 가벼운 존재들을 땅 위에 가만 내려놓는다.

차곡차곡 쌓여 썩기를 기다리는 자연의 완강한 순리와 법칙,

엄격한 질서에 새삼 경건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은 인간을 한없이 겸허하게 만든다.

아쉬운 반시간의 숲 속 소요 속에 사유하고 명상하면서 풀잎에 앉아도 보고 풀벌레도 만나고

낙엽 색깔과 산빛, 공기와 자연의 모든 현상과 조화에 진지한 마음을 기울여 본다.

나는 생각했다. 사람이 사람다워진다는 사실은

그 자연과 얼마나 깊게 교감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정직한 자연에서 배우고 그것을 평생 닮고 싶으며, 그렇게 살다 쓰러지고 싶다면,
그날 나는 처음으로 '눈이 맑은 지기'를 만났다.

35밀리 카메라 들고 하는 작업의 방식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멀리서 바라보고 무심하게 찍는 것 같았지만 어딘가 새로움을 찾는 것 같았다.

단조롭고 심심해 보이지만 무엇 때문에 렌즈를 들이대고,

그 대상에 초점을 맞추었는지 의아해지는 그런 작업이었다.

그 ‘지기’의 의도적인 이 무시함과 심심함,

드라마의 배제와 스펙터클의 탈피가 그 ‘지기’의 사진 핵심이란 것을 느끼게 한 동기다.

 

Photo back ground-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68-9 대록산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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