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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꿈┃詩人이 보는 世上┃2024-10-15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10. 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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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누나"

마음 쓸쓸한 석양녘이면 문득 문득 자신도 모르게 웅얼거리곤 하는 매창의 시다.

세상에 연시(戀詩)는 넘쳐나지만 나그네에게 이보다 더 애절한 연시는 다시 없을 것이다.

어째서 연시들은 이별한 뒤에야 비로소 절창이 되는 걸까.

사랑이 한참 불타오를 때는 서로를 탐닉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 애절한 시 따위는

쓸 틈도 없다는 것일까? 하루종일 비가 내리면서 날이 많이 차가워졌자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햇볕을 찾아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사람이 이렇게 간사한가.

봄이 오는가 싶으면 이내 초여름이 발치 앞에 다다르고

가을이 짧아져 겨울과 여름이 두드러진다.

이를 두고 아열대 기후를 닮은 현상이라고들 말한다.

꽃 피는 봄과 단풍이 수를 놓는 가을이 짧아진다고 생각하면 당혹스럽고도 안타깝다.

여름과 겨울뿐인 계절은 생활도 감정도 메마르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한로를 지나면서 더위는 제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가을이 깊어질 것이다.

실바람이 살갗을 어루만지는 감촉이 비단자락이 스치고 지나가는 듯

산산하고 간지럽고 상쾌하다.

한 낮에도 바람결에 실려 온 사늘한 기운이 얼굴을 쓰다듬는다.

한동안 폭염에 휘둘려 어리둥절했는데 이제 맑은 정신을 찾은 느낌이 든다.

계절에 따라 어울리는 음악이 있다면 가을에는 어쩐지 서정적이고 쓸쓸하기도 한

발라드가 떠오른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맺는 계절에 왜 쓸쓸한 노래가 듣고 싶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녹음 창창한 여름에는 뛰어놀기 바빴다면 스산한 바람 불기 시작하는

가을은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계절이라 그런 걸까.

사람들로 붐비던 계곡과 해변도 이제는 바람소리,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홀로서도

오는 겨울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잊지는 않을 것이다.

기록적인 폭염이 어디에서 온 괴력의 거인인가를.....

비를 맞은 탓인지 한기를 느껴 집에 가 긴팔 옷을 꺼내 입었다.

구봉산에서 바라본 절경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구봉산일출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 산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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