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더럽혀지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나는 가끔 부끄러움에 대해서 생각한다.
사람이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꽤나 그 사람을 괜찮은 사람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단지 아, 쪽팔려! 이런 느낌을 넘어서서 내가 하는 행동이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
그것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요소다.
나는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했고 인격적으로나 도적적으로 완벽하게 산 건 아니지만
최소한 기본은 갖추고 살아야겠다고 나 자신을 채근하며 살았다.
그리고 더이상은 나를 지탱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들 때 슬그머니 자리를 떠났다.
남들보다 실력은 없었지만 인간으로서의 도리는 지키며 살겠다고 다짐했었다.
사람은 기본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이 주위에 생각보다 많다.
물론 사고방식이 조금 다르다고 해서 그게 기본이 안 되었다고 할 순 없지만
정말 기본적인 매너, 예의, 태도, 자세, 언어, 행동 등이 안 된 사람이 많다.
겉으로는 번지르르하고 처음엔 손색없어 보이는 사람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면
“아, 원래 기본이 안 된 사람이었구나”라고 혀를 찰 수 밖에 없다.
에스라 9장에 보면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 나온다.
사람이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대단히 큰 덕목중에 하나이다.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그것은 동물과 다를바가 없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지만
잠깐을 견디고 나면 모든것은 제자리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로 되돌아간다.
그래서 침묵하는 법을 터득했다. 애당초 무엇에게든 사랑받을 자신 같은건
언제나 늘 없었다. 모든것이 시시각각 변하는 인생속에서 더는 상처를 받고 싶지 않고,
더는 무엇을 믿고 싶지 않아서 우회하는 연습을 한다.
나만 빼고 다들 쉽게 잘 살아가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지만 그건 내 생각일뿐이고
사실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고 싶다. 힘을 느슨히 빼두는 것도 방법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편이 있다면 좋을테지만 지금은 내가 누군가의 편이 되지 못할 정도로
나약하다는 것에 승복해야 할 때인것 같다. 세상만사가 다 내 뜻대로 되지 않겠지만
이것도 내 삶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만들어 놓은 무엇안에서도
나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애당초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거의 없었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치 않겠지만 한번도 가보지 않은 그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학창시절에 소설을 쓰기 위해 혼자 외딴 곳으로 들어가 혼자서의 시간을 보내고 싶단
생각을 가진적이 있었다. 실제로 소설을 써내려 갔지만 나중에 보니 그 내용은 지나칠 정도로
추상적이고 감성적이었다. 그런 것은 종종 낯뜨겁다는 느낌을 주곤 하는데
사실 내 글들이 온통 그렇다. 누가 알아듣지도 못할 추상적인 감정들이 쉬지 않고 열렬하게
나열되어 있지만 어수선하다. 지금도 역시 그렇다.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 내려가는 글들에
나도 간혹 놀라곤 한다. 스스로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나 한걸까 싶을 때도 있다.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A. Toffler)는 "오늘의 문맹은 글을 못 쓰고 못 읽는 게 아니라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 그 변화를 읽지 못한 채 ‘무용지식(obsoledge)’, 즉 이미 쓸모없게 된
지식이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게 문맹이라"고 말했다. 그 문맹은 많은 부분 잘못된 신념이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문화에서 온다. 자기중심적이고 폐쇄적인 문화가 기승을 부리면
집단 문맹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나는 지금 적패청산을 하는 가운데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정농단의 주범들의 의식세계는 어떤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도대체 이런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국정을 맡았다는게 믿어지질 않고
이러면서도 나라가 망하지 않고 이만큼 견디어 온게 신기할 정도이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석불산 꽃무릅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산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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