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대한민국과는 다르게 중형차도 자주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소형차 일색이다.
프랑스 대통령도 푸조 607을 탄다는 데, 중형차급이다.
대형차나 세단은 마피아나 조폭들이 주로 이용할뿐 소형차를 탄다고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반면, 고급 호텔이나 골프장에서 마티즈를 본 적이 없다.
외제차 일색이고 그랜저는 한쪽 구석에 파킹할 정도로 치장에 관심을 쏟는다.
격화소양(隔靴搔痒)이란 말이 있다.
가죽신을 신고 발바닥을 긁는다는 뜻으로, 성에 차지 않는 것,
또는 일이 철저하지 못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요한 사건의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겉만 돌아 보기에 딱한 상태를 가리킨다.
신발을 사이에 둔 채(隔靴) 발바닥의 가려운 곳을 긁으면(搔痒) 시원할 리 없다.
힘써 노력하지만 얻는 성과는 아무 것도 없거나 일이 철저하지 못해서 성에 차지 않을 때
흔히 이 말을 쓴다. 정작 본인은 어쩔 수 없이 신발을 긁고 있지만 옆에서 보면
임시로 때우거나 신발 벗는 꾀도 못내는 어리석은 행위로 보인다.
내 삶의 지난 여정을 곱씹어 보면 나야말로 격화소양(隔靴搔痒)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정작 교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했고, 아내를 비롯해 가족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준다고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지만 가죽신 위를 긁어주지 않았는가를 생각한다.
며칠전 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기자회견을 보니 요즘 우리 사회의 '저출산 고령화대책'이
시급하다며 여성들이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하지 않아 머지 않아 큰 일이 벌어질 거라는
대국민 담화를 내놓았다. 비유하면 대통령은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고 무진 애를 쓰는데,
국민 입장에서는 시원한 느낌이 없다. 정작 본인들에겐 자식이 없는데 남들에게 자식을 많이
낳으라는 말이 가당키나 할까? 대통령의 상황인식과 국민의 요구 사이에 넘을 수 없는
간극을 확인했을 뿐이다.
영어 표현으로 '헛다리 짚다'는 말을 'bark up the wrong tree'로 표현한다.
직역을 하면 '다른 나무를 쳐다보고 짖는다'는 말이다.
이전엔 미국에서 너구리 사냥이 인기있는 스포츠였다. 사냥개가 너구리를 쫓아가면
너구리가 나무위로 도망을 가고 사냥개는 주인이 올때까지 맹렬히 짖는다.
그사이 너구리는 나무 가지를 타고 이미 다른 나무로 달아났는 데도 사냥개는 이를 모르고
먼저 기어 올라간 나무만 보고 짖는다는 비유로선택을 잘못하거나 엉뚱한 사람에게 묻는다는 의미
나는 요즘 등이 가려울 땐 기둥의 모서리에 등을 대고 문지른다.
혼자 살기에 이 방법밖엔 없지만 효자손이라도 하나 구해야 할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인생 고비 고비에서 가려운데를 긁어주던 사람들이 더 그리워지는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내 생전에 정말 가려운데를 긁어주던 사람들이 많이 생각나는 밤이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전주 덕진공원 연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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