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사유하는 시간 속에┃詩人이 보는 世上┃2024-05-25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5. 25. 23:16

본문

 

 

두 마리의 양이 겨울에 따로 떨어져 자면 얼어 죽을 염려가 있지만,

서로 붙어 자면 춥지 않게 잘 수가 있다. 서로 붙어 자면 서로에게 도움을 주지만,

그렇다고 자기에게 손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길가의 풀들을 보고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니 하고 하찮게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풀을 스승으로 삼아 배울 것이 많다. 길가에 나는 풀들의 종류가 수도 없이 많지만,

자기들 나름대로 질서를 지키면서 잘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키가 작은 냉이나 제비꽃 같은 것은 다른 풀이 키가 자라기 전에 이른 봄에 햇볕을 받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다 맺어 둔다. 자기가 종족(種族) 보존을 위한 결실을 하고 난 뒤에는

햇볕을 많이 안 받아도 상관없기 때문에, 키 큰 식물들 때문에 손해를 보는 일은 전혀 없다.

국화나 코스모스 같은 경우에는 다른 풀이 성장을 멈춘 이후에 키가 크기 시작해서

다른 풀이 시드는 시기에 꽃을 피우고 결실하기 때문에, 다른 풀이 아무리 키가 커도

조금도 방해를 받지 않는다. 서로 질서를 지키며 양보하는 속에서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는

원리를 터득한 것이다. 자연의 이치가 이럴진 데 인간만이 저질스럽게 논다.

결국은 자기 혼자 모든 것을 독식(獨食) 해야만 비로소 만족하게 된다.

그러니 개인대 개인간에는 피 튀기는 경쟁이 벌어지고, 국가와 국가 사이에는 전쟁이 벌어진다.

 

이긴 쪽에서는 승리의 개가(凱歌)를 올리지만, 진 쪽에서는 처참한 고난을 겪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의 방식이 도입되어야만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데,

'도 아니면 모'라는 식으로 살려 한다.

옛말에 '양호상투(兩虎相鬪). 필유일상(必有一傷)'이란 말이 있다.

두마리의 호랑이가 싸우면 반드시 하나는 상처를 입게 된다는 말이다.

산중의 호랑이가 사라진 이유는 단순히 虎皮때문만이 아니다. 너무 강하기에 사라진 것이다.

강한 이빨은 부러지지만 부드러운 혀는 부러지는 법이 없다. 결국은 풀의 꽃과 같은 인생인 데,

氣高萬丈하는 인생들이 가엽기만 하다. 생전 안늙을줄 알고, 생전 그 자리에 있을줄 알고,

목에 Gips하고 다니는 인간들만이 자연을 역행하며 산다. 나일 먹으면 이젠 내려 놓아야 하고

내려 올줄 아는게 지혜이다. 그런데 아직도 벌집을 쑤시며 사는 군상들이 많다.

중년의 위기를 일찍 맞느냐, 늦게 맞느냐 하는 것은 나이상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자세가

더 문제일거라고 콘웨이(Jim Conway)는 진술하고 있는 데, 물론 중년의 위기는

나이상의 문제보다는 마음의 자세가 더 문제일 거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노력해 왔으며, 일찍이 일어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었느냐에 따라서

중년기의 성패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난 지금이 내 인생의 막다른 골목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내 삶의 종착역이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 삶을 슬프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은 신체의 화학물질에 영향을 끼치고 면역 체제를 손상시키며

절망과 슬럼프 상태에 이르게 한다. 풀어내지 못하면 쌓이고 쌓여 우울증이 된다.

우울증은 삶의 막다른 골목길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는 만남이다.

그래서 난 외로워지거나 슬프다는 감정이 생길 땐 글을 쓴다. 그리고 詩를 만든다.

이 귀촌 일기를 매일 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편지를 쓰거나 글을 쓰는 일은

훌륭한 치유가 된다. 마땅한 대상이 없거나 쓸 곳이 없으면, 하나님께라도 편지를 쓰길 권한다.

고해성사 하듯 진솔하게 편지를 쓰다보면 쓰는 과정을 통해 자기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고,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설픈 글이라도 한자 한자 종이에 박음질하듯 써내려 가다보면,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자기자신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생긴다. 점점 희망이 생긴다.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일기, 낙서, 아무 글이라도 좋다. 쓰는 과정을 통해 치유가 된다.

사유하는 시간 속에 점점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솔섬 메꽃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