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쓰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린다.
하루를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는데 예전부터 가진 생각은 아니었다.
잡생각이 들 틈이 없으며 과거에 사로잡혀 내 삶의 방향을 표류시키고 싶진 않기에
나는 무슨 일이던지 움직이려 작정했고 그게 나를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일복을 타고 난 것은 아니지만 나는 바쁠때가 더 신이난다.
1577년(선조 10년) 율곡 이이(李珥) 선생께서 학문을 시작하는 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편찬한
'격몽요결(擊蒙要訣)'에 보면, ‘거경궁리(居敬窮理)’란 말이 나오는데,
학문수양의 방법을 알려주는 교훈으로 거경이란 모든 잡념을 끊어버리고
한 가지 일만을 집중적으로 생각하는 주일무적(主一無適)의 방법이고,
궁리란 격물치지(格物致知)이다.
곧 사물에 대하여 깊이 연구하여(격물) 지식을 넓히는 것이란 뜻이다.
가능하면 과거에 억매이지 않고 불확실한 미래에 집착하기 보다는 현실을 중시하기로
독한 마음을 먹었다. 남들이 보면 하찮은 일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허접한 일이라 할찌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최선을 다하려 무던 애를 쓰고 있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도 귀담아 들으려 했고,
곡식 자라는 소리가 정말 들리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매일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과연 눈에 보인다는 의미를 깨달아 갔다.
자연속에 빠져들어 한동안 지루하단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바쁘게 살다보면 죽을 시간도 없을 거 같아 걱정이지만 죽음의 순간을 카운트하는 사람은
반드시 죽지만 삶을 카운트하는 사람은 불멸의 정신으로 남기에 염려는 없다.
내 생명이 왠간해선 죽을 거 같지 않고 설령 이 세상을 떠난다 해도 나같은 사람이 또 나타나
내 흔적을 더듬을 것이고 따를 걸 믿고 있다.
아무튼 아직은 죽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려한다.
그렇다고 일벌레는 되지 않으려 한다. 때론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한다. 가던 길을 멈추고 노을진 석양을 바라보며
언제든 즉흥적으로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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