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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고의 산물┃詩人이 보는 世上┃2024-04-11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4. 1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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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정에 이른 벚꽃과 목련에 시선이 꼿치는게 아니라

빈 나뭇가지에는 표피를 찢고 터져 나오느라 여린 싹들이 돋아 나오고,

산수유나무에도 그 거품 같은 노오란 꽃들이 조용히 피어날 준비를 끝내었고,

동백나무도 이제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렵다는 듯 산고의 고통을 이기느라 무진장 애를 쓰고 있는

장면이 참 신비롭게 느껴진다. 오랜 기다림 끝에 변신을 하는 그 꽃들은 절대 서두름이 없다.

갑짜기 꽃망울을 터트린게 아니다. 긴 겨울을 이겨낸 인고의 산물인 것이다.

나도 그 자연을 통해 인생을 반추하는 법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급하게 달리던 모든 것들이 일순간 정지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속도를 되찾은 듯하다. 하지만 도시의 속도감과는 여전히 다르다.

때때로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기도 하니 단순히 '느리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제서야 조금씩 시차에 적응하고 있다. 처음엔 모든걸 잊기 위한 탈출구를 찾았지만

이제  세월이 흐르면서 촌스러움과 遭遇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느껴질 정도가 되었으니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 같아 민망하지만,

버텨낸 시간에 대한 기쁨과 다가올 시간에 대한 일말의 자신감이 교차한다.

그렇다고 고통스럽게 이겨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것들을 마주하는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이제는 조금씩 배워갈 것이다. 나는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출근과 퇴근이 따로 없는 삶은 자유롭지만  힘들었었다.

일생을 감옥에서 보내고 출소 후 주어진 '자유'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던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의 노인이 이해되었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창령 연지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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