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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아침┃詩人이 보는 世上┃2024-03-31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3. 3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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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는 3월의 마지막 주일이다.

부활주일 예배를 마치고  모처럼 여유작작하며 벗꽃길을 거닐었다. 벚꽃이 너무 화사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언제 꽃이 필까를 걱정했는데 하루 사이에 세상이 꽃대궐이 되어 버렸다.

혼자 감상하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 좋았다.

좋은 음식은 나눠 먹을 수 있지만 아름다움이란 건 다분히 주관적이기에 모두에게 강요할 순 없는

일이라 혼자 즐기기로 했다. 벚꽃이 피어나는 거리를 혼자 걷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불러낼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때로는 홀로 방황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외로움을 오랫동안 겪다보면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수도 있다.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고 주변사람들로부터 격리되었다고 느낄 때 실제로 뇌의 통증을 느끼는

부분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래서 고독사가 그리 흔한 것 같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을

고독(孤獨)이라고 하는가?

그걸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혹여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매일하는 것,

그것이 곧 고독이라고 한다면 난 지독히 재수없는 사람이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대하여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난 돈키호테처럼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나중에 모래성이었다는 자탄이 들지는 모르지만 무엇인가에 심취해 있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이다.

요즘 들어서 나는 고독이란 말이 좀 고색창연(古色蒼然)하게 들리겠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사람이 살면서 왠만큼만 욕심을 채우면 고독해지거나 외로워 하지 않을텐데,

너무 많이 채우려하니 점점 고독해진다.

세상 모든 것에서 한발자국만 물러서면 고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떠난 우리들, 그 길에서 그칠 것 같지 않는 비가 내리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다시피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 모든 인생이 그렇듯 지겹다는 생각은 잠시,

비는 오래 내리지 않는다. 그저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좀 더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다.

힘들 때, 외로울 때, 길을 잃었을 때 책 한권을 들고 소박한 여행을 떠나보면 좋을 듯 하다.

경관이 좋은 곳에서는 너도나도 개성 넘치는 포즈로 폼을 내며 추억을 찍느라 정신없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 19로 인해 방안에 갇혀 살던 어린 아이의 해맑은 모습에서부터

다정한 연인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천진하고 행복한 모습은

벚꽃에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모든 것이 다 그렇겠지만 열흘가는 꽃이 없다.

아무리 현란하다 하더라도 이내 거리에 나뒹글고 말 것이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구미 금오천 벗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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