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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 향기 흩날리는" 추억 ┃詩人이 보는 世上┃2024-03-21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3. 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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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내 삶속에 그냥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사람까지도

될 수 있는대로 악연을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런 관계가 만들어질 것 같으면 내가 먼저 피해 버렸다. 차라리 그게 편했다.

악감정을 품고 돌아서지는 말아야 어느 곳에서 다시 인연이 이어질지도 모르기에

극단적인 관계를 만들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살다보니 끝내 그걸 해소하지 못하고 그냥 인연이 끊어진 사람이 여럿이지만

그래도 마음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

난 그래도 내 생애를 뒤돌아보면 참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고,

소중한 인연을 오랜 세월동안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사람이 많다.

오늘은 어떤 인연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살고 있다.

나에게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노파심(老婆心)이 없지 않은게 사실이다.

말그대로 늙은 할머니의 마음이라는 뜻이다. 할머니들은 아주 자잘한 일까지도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다가 어린 손자들이라도 바깥에 내보낼라치면

당부하는 소리가 길게 이어진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얘기를 또 들어야 하니

아이들에겐 그 소리가 잔소리로 들리기 십상이다.

그래도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기로 했다.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 득실 득실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솔직히 한국이 워낙 다혈질적인 나라라서 더 그런 것 같다.

다혈질은 주로 자기 입장을 앞세우며 이해받기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대체로 그런 성향을 지닌 것 같다.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좋아하지 않지만

배울점은 많은 나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본 문화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해보곤 한다.

일본은 기질적으로 우울질적이여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기 전에 남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해 주려는 문화가 강하다. 어느 문화가 어느 기질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남의 입장을 배려하는 점에서는 나는 우울질적인 문화가 더 좋다.

체질적으로 일본 기질에 가까운 편이다. 물론 우울질적인 성향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남을 배려한다는 점은 정말 큰 장점이라고 본다. 물론 다혈질도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있지만

남의 입장을 헤아리고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주는 성향은 아무래도 다혈질보다는

우울질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어릴적에는 다혈질이 재미있고

솔직해 보여서 좋았는데 요새는 우울질들이 차라리 더 친하게 지내기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중에 또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이런 생각을 가진다.

아무튼 이런 저런 측면에서 다혈질 성향이 강한 나는

다혈질 국가에서 사는게 참 피곤하다고 느낀다.

다같이 누가 누가 더 목소리 높이나 경쟁하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한국의 여러가지 측면을 좋아하고 높이 사지만 다혈질적인 면은 정말 나랑 잘 안 맞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가장 살고 싶은 나라가 한국이지만 가끔씩은 일본이나 독일 같은

우울질적인 나라에서 몇 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우리 국민성이 과거에도 그런 것이 아니었다. 조용한 은둔의 나라, 선비의 나라였는데

이젠 막가파들이 득세하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 한번밖에 없는 生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바람꽃 향기 흩날리는"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바람꽃

대전광역시 동구 대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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