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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詩人이 보는 世上┃2024-02-25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2. 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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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비가 내리고 날이 흐려 선명한 달구경은 틀렸지만

이미 내 마음속엔 꽉 찬 만월(滿月)보단 약간 비껴간 달의 몰락을 보는게 일상이라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든다. "일견폐(一犬吠) 이견폐(二犬吠) 만견역수일견폐(萬犬亦隨一犬吠)

아동출문간(呼童出門看) 월괘오동제일지(月卦梧桐第一枝)이라, 똥개 한마리 짖어대니

옆집 똥개가 짖어대고 동네 모든 똥개들이 짖어대네 아해 불러 문밖에 나가 보라 하였더니

달만 오동나무 제일 높은 가지에 걸렸다네"

긍재 김득신(兢齋 金得臣)의 출문간월도(出門看月圖)에 나오는 싯귀이다.

달빛은 '모정지심'을 불러 일으킨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던

모성을 떠올리게 한다. 달은 처음에 떠오를 땐 분명 진노랑이나 진청색으로 태어났다가

어느새 무채색이 되어버린다. 꿈도 많았을 한 여인의 색깔이, 어미의 색깔에 물들어

바래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긴 세월 오갈 데 없는 한이 죽어서 그 속에 묻혀 버린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영원히 서럽고 애달픈 무채색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달빛에 취하고

달빛에 기대어 넋두리를 한다. 때로는 삭이지 못한 가슴속 응어리를 토해 놓고 꺼이꺼이

울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달은 어머니를 닮았다. 원래는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15일간이

축제일이었으며 이 기간 중에는 빚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옛 풍습에서는

큰 축제 기간이었다. 좀 더 옛날에는 정월 대보름을 한 해의 시작으로 여기지 않았을까

하는 설도 있다.  부지런한 노인네들이 밭을 일구며 본격적인 영농 채비가 한창인 데,

얼마나 부지런한지 꼭두 새벽부터 땀을 흘리는 분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적선(積善)이란 말은 우리가 흔히 어떤 사람에게 '적선하다'는 말로 자주 쓰는 표현이다.

이때 적선이란 말은 본래 <주역>에나오는 말로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에서

따온 말이다. 즉 '착한 일을 많이 하는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가 따른다'는 의미로

주변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며 살아가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도 좋다는 의미이다.

옛 어르신들의 말에 "적선(积善)하는 사람은 귀신도 두려워한다." 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적선에는 하늘의 힘이 담겨져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불안하면 점을 보고

부적을 붙이고 액을 쫒는 데에만 열중했지 적선은 생각하지 못했다. 말은 쉬어도 행동은

예로부터 어려웠던 모양이다. 나는 가능하면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작정했다. 하지만 남을 돕는 다고 모두가 적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참된 적선은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하는데, 성경말씀처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너무 쉽게 적선을 금전과 연관지어 생각한다.

돈으로 도와야 적선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남을 돕는 일이 어찌 금전 뿐 이겠는가?

친구 아내가 자신이 처음 남편을 만났을 떄 적선(積善)하는 셈치고 결혼을 해줬다고

해서 크게 웃었다. 자신이 아니면 평생 결혼을 못할 거 같아 적선(積善)하였단다.

그런데 이들 부부를 눈여겨 보면 나일 먹어가면서 싸움의 방식이 점점 치졸해지는 느낌이다.

싸움을 하는 데 대의를 따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명분은 있어야 하는 데,

정말 올망졸망하다. '적선(積善)하는 셈치고' 결혼해 주었다면 더 이상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반대급부(反對給付)를 노리고 결혼한게 아니라면 적선한 이상 다른 걸 기대해서는 안된다

적선해 놓고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따지고 보면 나야말로 적선(積善)을 받아야 할 처지인데,

모두 나에게 손내미는 사람들뿐이다.  

누군 나를 강철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나란 사람은 이프지도 않고 울지도 모르는 사람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아파할줄 알고 슬프면 울줄도 아는데 왜 벙어리 삼룡이로

취급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모든게 감사할뿐이다.

반거충이가 아닌 것만 해도..... 오늘밤 흐린 하늘에선 보름달을 볼 수 없겠지만 이미

내 마음속엔 커다란 보름달이 떠오를 것이다. 예쁜 보름달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이

어느해보다도 강열하다. 비록 내 처지가 ''개 보름 쇠듯' 하지만 과거에 살지않고

미래를 위해 현실의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기에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다.

클 필요가 없다. 작은 달이라도 구름 사이로 라도 보이면 좋겠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힌꼬리수리

출처: https://newsky1515.tistory.com/3370 [인생은 바람이다: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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