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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타래┃詩人이 보는 世上┃2024-02-24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2. 24.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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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계절을 탓하고, 나이 탓이려니 하면서 가볍게 넘어가려 하는데

실타래처럼 얼킨 산적한 문제를 풀지못하고 시간을 보내자니 여간 심기가 불편한게 아니다.

나는 어렸을 적 어머니가 실타래를 풀어 가는 모습을 눈여겨 본 적이 많았다.

양발에 실타래를 걸고 풀어 가기도 했었고 어떤 때는 내 양손을 빌려 타래를 풀어 가시곤 했었다.

몸이 뒤틀리고 팔이 아펐지만 중도에서 멈추면 난감한 일이 벌어지기에 꼼짝 못하고

고문아닌 고문을 당해야 했었다. 대신 실을 모두 감으면 포상이 뒤따랐기에 위안이 되었지만

꾸벅 꾸벅 졸면서도 팔을 빌려 주는 일은 당연히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집집마다 이런 현상은 비일비재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겨울 텃옷을 만들어

가족들의 옷을 만들어 입히려는 어머니들의 손길을 쉴 틈이 없었다.

저녁상을 물리면 의당 양말을 꼬매거나 터진 옷을 수선하는 일이 일상이었다.

그래서 실타래를 보면 정겹기만 하다. 호롱불 아래에서 극도로 나뻐진 시력으로 얽힌

실타래를 만지작거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내 스스로 두손을 내밀었다.

지독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이 예술처럼 느껴지기도 했었었다.

실타래를 풀어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감겨 있거나 엉클어진 실뭉치의 첫머리를 실마리라고 하는데,

엉킨 실을 풀 수 있는 단초가 되는 것이 바로 그 실마리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지독하게 꼬인 일상이 있기 마련이다.

어디에서 부터 꼬였는지, 누구로 인한 것인지

명쾌하게 해석하기 어려울 때 방황하게 될 것이다.

내 주변엔 시계 제로의 어둠속에서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가족간에, 친구끼리, 심지어는 교회 안에서도 얽히고 섥힌 문제들이 산적되어 있다.

누구든지 인생에서 한번쯤은 실타래가 엉킨 것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부딪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실타래를 풀려고 할 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조급하게 억지로 힘을 주어 당기거나 나중에는 아예 가위로 끊어버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요즘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실마리를 찾으러 노력하고 있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덕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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