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혼의 시간 만큼은 항상 기우러져 가는 태양을 바라 보고는 하였다.
황혼의 시간만큼은 혼자있는게 편하다.
하루종일 사업 현장에 있었으니 황혼의 시간만 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크기 때문이다.
겨울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오랫만에 비가 내리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비는 특별히 만날 사람도 없지만 가슴이 시려오고 비라도 내리면
가슴이 먼저 어딘가를 향해서 젖어드는 느낌이 생긴다.
빈 하늘이 더 없이 크게 느껴지고, 바람 타고 흔들리는 갈대의 몸부림이
내 몸부림 같아 마음 속이 아려올지도 모른다.
마음은 텅 비어 있고, 무념도 아닌 것이, 무상도 아닌 것이
흘러가는 시간앞에 지나가는 바람앞에 사정없이 흔들릴 것이다.
비울래야 쉬 비워지지 않고 채울래야 쉬 채워지지 않는,
늘 2% 부족한 그 무엇을 느끼며 시간 앞에 바람 앞에 기대고 싶어질게 뻔하다.
나는 성격상 비를 참 좋아 한다.
하기사 비 든지 눈이 든지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지면
나는 도대체 가만히 있질 못하고 주인 맞으러 달려 나가는
강아지 마냥 밖으로 뛰어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물론 갈만한 곳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지만
사무실 안에 갇혀 있는 것 자체가 구속당하는 기분이 들어서이다.
시심(詩心)을 부르는 밤비가 내리고 제법 굵은 빗방울이 낙엽위에 구른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순천만풍경
전남 순천시 순천만길 513-25
출처: https://newsky1515.tistory.com/3295 [인생은 바람이다: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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