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따라 인생을 걸어가는 길이 가지각색이다.
그러나 크게 두가지로 나눠본다면 ‘갓길’과 ‘제길’(규정된 도로)로 구분될 수가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군데군데 옆으로 빠져나가는 갓길이 눈에 들어온다.
앞차들이 밀릴 때는 빨리 가고싶어서 그쪽으로 핸들을 꺾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그러나 그곳엔 예상하지 못하는 함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갓길에는 방향표지판, 이정표, 주의안내판 등 교통질서 유지에 소요되는 보장장치가 없어
운전에 많은 불안과 위험, 그리고 무질서와 혼잡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혼자 빨리 가려는 이기적인 욕심에서 짐짓 갓길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반해서 제길은 멀어 보이고 속도가 더딘 듯하나 다져진 교과서의 길이기에
이 길을 따라 착실히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제뜻에 따라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지만 남과 함께 떠나는 사람은
동행하는 다른 사람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또한 우리가 걸어가는 여정은 홀로 독창하는게 아니라 남과 더불어 합창하며 걸어가야 한다.
인생이란 남과 더불어 사는게 삶의 이치이거늘 이 당위성을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사람의 힘이 제아무리 센들 두사람의 합친 손발의 힘에 당할소냐.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 한국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서게 될 것이다.
오래 사는 것이 인간의 공통된 소망이라면 이제는 그저 무의미하게 시간만 연장해가는 삶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인생의 과제가 되야 한다.
돼지한테 감자를 던지면 서로 먹으려고 꽥꽥 소리지르며 다퉈 덤벼들지만
진주를 던져주면 주둥이로 쑤시며 발로 짓밟고 말 것이다.
진주의 가치는 인간에게만 귀중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 말을 되새겨보면 진주 그 자체가 귀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진주를 가치있게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판단하고 결정해야할 것은
우리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가치있게 사는가의 문제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행위가 가치로와야 한다.
인간의 삶은 하루 살고 하루 죽는 연속극에 비유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내가 살아서 새롭게 태어났구나”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의 일과를 내 생애 마지막날로 여겨 새롭게 시작하고, 해가 져서 저녁상을 물리면
하루의 인생을 반성하면서 인간다운 생애를 마무리하는 잠을 청한다.
사람에게는 운명적인 3대 테마가 있다. 즉 사람으로 태어나서, 살고, 죽는 세 과정이다.
출생은 타율에 의해서 일어나지만, 삶은 자율과 타율의 하모니에서 엮어지고,
죽음은 다시 타율에 의해서 둘레의 시선 속에서 마무리되는 종착역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인생’이 무엇인가를 알기도 전에 인생의 절반 이상을 뛰어넘고 만다.
한번 낭비된 인생은 어떤 후회와 통한으로도 돌이킬 수가 없다는 진리를 알면서도
사람들은 어리석은 삶을 되풀이하고 있지 않은지….
인생이란 이득을 얻으려는 계산이 아니라 더불어 행복하려는 사랑이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이 지구를 위해서 넓은 가슴을 열어주고,
저녁에 지는 태양도 광활한 대지를 품으며 내일의 탄생을 약속해 준다.
자연은 ‘주고받는 조건’의 계약관계가 아니라
그저 조건을 달지않고 주는 사랑과 조화의 공존작용인 것이다.
이처럼 자연의 일부인 인생도 자연의 순리를 따라갔으면 하는 상념에 젖으며 산책길에 나선다.
경남 남해군 남면 당항리 40-2 월포해수욕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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