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너머 금정산 기슭에 가을을 알리는 단풍잎이 아스라이 다가온다.
찬바람으로 마른가지에 새잎이 돋아나서 봄을 알린지가 며칠 전인 듯 한데
올여름을 더위속에 지새고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섰다.
아! 또 한해가 가나, 아니 또 한 살을 보태는구나, 세월이 아쉬움과 야속함의 푸념인가.
나이 든 사람들의 한결같은 허점함인가 보다.가을이 드니,
외할머님 목소리가 새삼 그리운 이 가을, 고향집 툇마루까지 그리워 눈꼬리 젖는다.
이제 산은 야위어 간다.
은성(殷盛)했던 여름날의 모습을 버리고 산은 수행자처럼 그렇게 단출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나뭇잎이 지고 곧 뼈대가 드러날 산에서 만나는 것은 숲의 기쁨이 아니라 산의 진실이다.
일체의 수식이나 숨김없이 모든 것을 버릴때 진실은 그렇게 온다는 것을 산은 말하고 있다.
누구나 가을 산에 들어서면 인생을 볼 수 있다.
앙상하게 지는 낙엽을 통해 사람의 무상을 느낄 수 있다.
삶에만 닫혀있던 시선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눈을 뜨는 것도 가을 산이 우리에게 일러주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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