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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깊을 수록 소리를 안내지┃詩人이 보는 世上┃2021-06-11 16889712

2021년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2. 10. 30.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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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속으로 제법 깊숙이 들어왔다. 풀, 나무, 새 그리고 추억의 언덕까지 모두 초록 세상으로 들어간다.

인간들만 아직 머뭇거릴 뿐, 햇볕은 행선지 없는 사람들을 하염없이 달구고,

갈 곳 없는 구름 및 조각이 그들 뒤를 따라간다. 침묵의 행렬, 당신은 어디 서 있는가.

 

각기 다른 잠을 자고 다른 꿈을 꾸고 같은 아침을 맞아 같은 태양아래 선 사람들, 눈부시다.

그늘진 희망의 텃밭을 일구는 저 빛의 편린들, 6월의 실루엣속에  꽃망울도 무르익고,

구름 몰려온 하늘, ‘싱그런 바람’에 유인되어 창가엔 하나둘 상념의 촛불들,

 

수락산, 낮게 깔린 구름 위로 당신의 얼굴을 떠 올려봅니다.

기암괴석, 골 파인 바위속에 새겨진 인고의 세월,

당신의 삶은 언제나 당신의 것이 아니었지요.

온정은 말라가고 증오는 더 깊어진 각박한 세상,

야윈 가슴에 서 있는 당신을 보고 차라리 민망합니다.

 

보라구, 자연속엔 직선이 없지.

인간만이 선을 긋고 그 안에 부대끼지. 봄과 여름이 바뀌는 걸 보라구.

얼마나 은밀한가. 아마도  안개낀 아침에 서로 몸을 섞을 거야. 허물은 바람이 실어가겠지,

우리들 사랑도 우정도 선을 긎지 마. 그 선을 잘리니까. 강은 깊을 수록 소리를 안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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