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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세월이┃2022-05-27

2022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2. 10. 23.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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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꽃은 꾸밈이 없어도 예쁘다.

치장하지 않고 저마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만

인간들이 흉내낼 수 없는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이 있다.

서로 먼저 피려고 서두르지도 않고 유유자적 여유롭다.

어쩌면 꽃은 모든 생명의 아름다운 결정체인지도 모른다.

화무십일홍에 불과하지만 짧은 생이라고 한탄하는 법이 없다.

나는 꽃잎을 매만지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희곡작가 조지 버나드 쇼 비문에는

‘우물쭈물 살다가 내 끝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라고 적혀 있다

중광스님은 비문에 ‘괜히 왔다간다’는 친필을 남겨놓고 떠났다.

인생을 의미롭게 아껴 살라는 충고가 아닐까 싶다. 시간은 공평하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는 우리의 몫이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지만 그 화려한 한 순간을 위해

겨우내 동토에서 숨죽이며 생명을 유지해 온 것이다.

간밤에 비가 내렸는지 꽃잎이 낙화하여 발아래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가지에서 멀어지는 순간부터 그 화려했던 시절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다.

철저히 무시되고 잊혀진다. 

누구나 퇴직은 내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

발등에 떨어진 일을 감당하기도 벅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어느새 세월이 휙 지나간다.

버나드쇼의 한 마디처럼 눈깜짝할 사이 그렇게 된다.

좋은 시계를 찬다고 시간을 잘 지키는 게 아닌 것처럼

똑같은 시간이 주어졌다고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대전광역시 동구 하소동 옛터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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