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나를 퇴화시켜 나의 뒤편으로 빠르게 흘러 가버리는 것을
올해처럼 아프게 느낀 적은 일찍이 없을성 싶다.
본능적이긴 하지만 사람은 태어나면서 두손을 불끈 쥐고 태어난다.
손바닥을 보이는 건 죽었다는 사인이다. 하지만 사람이 죽을 땐 손을 펴고 죽는다.
그 좋았던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떠난다.
그래서 어차피 움켜쥘 수 없는 것이 세월일 바에야
나는 두 손을 활짝 펴서 그것을 자유롭게 날려 보내 주리라고 소회(所懷)를 정리했다.
과거로 뻗은 나의 희미한 발자국을 결코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월이 우리를 두고 거침없이 흘러가버리듯 우리도 멀지 않아 모든 것을 남겨두고
거침없이 떠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태어나면서 방랑자로 운명지워졌다.
이 땅에서 영원하지 않다. 영원한 것은 없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감악산 구절초축제
경남 거창군 신원면 구사리 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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