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 생일을 맞이하고,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는다.
태어난 날은 이미 오래 전인데, 우리는 왜 해마다 생일을 축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걸까?
맞다. 바로 지금의 '내'가 존재하게 된 역사적 탄생의 순간을 기리는 것이다.
태어나줘서 고맙다,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줘서 감사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보자......
태어난 순간은 과거지만, 그 과거의 '순간'이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금의 내 모습은 또한 미래의 나와도 연결되겠지.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은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의 일들로 불안해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뜻이다. 과거나 미래를 무시하고 살아가란 말이 아니지.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는 바로 직전 과거까지의 경험과 기억의 총체이다.
어제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내 경험과 기억을 되짚고 찾는 것은
바로 지금의 내 모습에 관한 뿌리를 찾는 행위이다.
'나'라는 존재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제대로 알아야 지금을 바로 살아갈 수 있다.
역사라는 과목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잊고 살았던 내 모습, 사고방식과 철학과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
근본적인 삶의 바탕을 들여다보는 거룩한 과정이다.
생일을 축하하면서 "흥청망청 살아라!"라고 말하는 친구는 없을 것이다.
축하한다, 고맙다, 더 멋지게 성장해라......
다들 이런 말 전한다. 사랑과 축복이 가득한 날이지.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을 적는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는 잘 살아가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어떤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런 시간들 덕분에
우리는 지금 바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아갈 것이다. 글은 곧 삶이며, 삶은 이야기이고,
모든 이야기는 책이 되어 또 다른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게 된다.
태어난 날 뿐만 아니라, 내가 지나쳐 온 모든 시간들에 의미와 가치를 두면 좋겠다.
나의 역사이며 나의 삶이고.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인생인가.
후회도 많을 것이다. 반성도 되겠지. 돌이키고 싶지 않은 아픔과 상처도 있을 것이다.
묻어두면 아무 것도 아닌 인생이 되지만, 글에 담아 책이 되면 또 다른 가치를 지닐 수 있게 된다.
지난 삶을 돌이켜 기억을 쓰는 과정. 그래서 지금의 삶에 감사하고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을 창조하는 일. 바로 글쓰기다.
[출처] 인생은 바람이다!|작성자 그리운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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