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내 나름 삶과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았다.
어떤 때에는 극한의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하고,
또 어떤 때에는 삶이란 게 참 별 것 아니구나 싶기도 했다.
아등바등 살면서 뭔가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애쓰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사람의 죽음을 떠올린다.
제 삶에 최선을 다하되, 집착하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자.
결국은 모두 내려놓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고 있다.
마지막 눈을 감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더 가지지 못하고 떠나는 게 아쉽다' 라는
생각 따위는 결코 하지 않았을 거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돈이나 명예 혹은 권력 따위를
손에 쥐지 못했다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렇다면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돌이키게 될까.
내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생각을 할까.
다른 사람들도 비슷할 거라고 믿는다. 나는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겠지.
더 가지지 못해 아쉬운 게 아니라
더 남기지 못해 아쉽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많은 사람들이 유언을 남긴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무언가를 전해주기 위해 애쓴다. 이제 마지막임을 알기에.
살면서 겪었던, 그리고 깨달았던 지혜를 하나라도 더 남겨주려고 노력하는 거지.
만약 제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아마 나는 당장 오늘부터 모든 걸 접고 글쓰기에 몰입할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깨달은 사실, 세상을 보는 눈,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
친구들에게 혹은 동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
풍족한 삶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이란 것을 조금만 진지하게 들여다보면,
물질적인 풍요만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다.
주어진 시간이 앞으로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 나는 단연코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할 거다.
그것이 내 삶이며, 유일한 '남김'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시한부 인생을 살아간다. 다만 그 시한이 언제인지 모를 뿐이지.
예전에는 죽음을 이야기하면 재수 없다 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의 의식이 많이 깨었다.
죽음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삶이 소중한 줄 알게 된다.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또 나와 인연되지 못했던 모든 사람들이,
글을 통해 영원히 나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죽음은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다. 언제 나에게 '마지막'이 올 지 모른다.
오늘을 살아야 한다.
오늘 하루를,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면, '끝'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남기려 하고, 주려 하고, 나누려 하고, 함께 하려 한다.
더 가지려는 욕심 갖고 살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
[출처] 인생은 바람이다|작성자 그리운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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