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회(所懷)┃詩人이 보는 世上┃2024-10-27
세월이 나를 퇴화시켜 나의 뒤편으로 빠르게 흘러 가버리는 것을 올해처럼 아프게 느낀 적은 일찍이 없을성 싶다. 본능적이긴 하지만 사람은 태어나면서 두손을 불끈 쥐고 태어난다. 손바닥을 보이는 건 죽었다는 사인이다. 하지만 사람이 죽을 땐 손을 펴고 죽는다. 그 좋았던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떠난다. 그래서 어차피 움켜쥘 수 없는 것이 세월일 바에야 나는 두 손을 활짝 펴서 그것을 자유롭게 날려 보내 주리라고 소회(所懷)를 정리했다. 과거로 뻗은 나의 희미한 발자국을 결코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월이 우리를 두고 거침없이 흘러가버리듯 우리도 멀지 않아 모든 것을 남겨두고 거침없이 떠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태어나면서 방랑자로 운명지워졌다. 이 땅에서 영원하지 않다. 영원한..
2024年 日常
2024. 10. 27.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