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목정(霞鶩亭)
조선 임진왜란 때 의병장 낙포 이종문이 세운 정자로 400년이 흐른 오래된 건물이다.
하목정(霞鶩亭)이라는 이름은 당나라 시인인 왕발(王勃)이 지은 등왕각서(滕王閣序)에 '지는 노을은
외로운 따오기와 나란히 떠있고(落霞與孤鶩齊飛), 가을 강물은 먼 하늘색과 한빛이네(秋水共長天一色)'라는
시구에서 따왔다. 하목정 서쪽으로 낙동강이 흐르는데 그 옛날 아름다운 강물의 노을과 철새들을 떠올리며
이런 이름을 지은 것 같다. 지금은 낙동강 물길이 바뀌고 다리가 지어지는 바람에 옛 풍경은 사라졌다.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능양군 시절에 경상도를 유랑하다가 이곳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그 인연으로 이종문의 아들에게 직접 쓴 현판을 내려 주었다. 그 현판이 아직까지도 달려 있는데
'하목정'이라는 안쪽의 현판인지 '하목당'이라는 바깥쪽의 현판인지는 모르겠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마자 멀리 액자처럼 보이는 네모난 창 안으로 활짝 핀 배롱나무 꽃이 담겨 있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배롱나무 꽃은 백일이 넘도록 아주 오래 가기 때문에 목 백일홍이라고도 부른다니
아마 8월 중순까지는 이리 풍성하게 피어있을 것 같다.
이미 피어난 꽃잎이 지면 다른 꽃망울이 또 피어나니 말이다
사랑채 뒷편으로 걸어 들어가면 아름다운 배롱나무와 만나게 된다.
족히 몇백년은 되어 보이는 아주 거대하고 장엄한 나무였다.
배롱나무는 옛부터 선비들이 서원이나 향교에 많이 심었다.
매끈매끈한 수피와 브이자로 넓게 퍼져 피어난 모습이 고풍스러웠다.
가지 끝마다 송글송글 붉은 진분홍 꽃들이 피어나 있었다.
무더운 한여름의 파란 하늘 그리고 하얀 구름과 아주 잘 어울리는 선명한 빛깔이었다.
한여름이 되면 길거리에 곱게 피어나는 진분홍 꽃이 있다. 바로 배롱나무 꽃이다.
오래도록 피어있어 목 백일홍이라고도 불린다. 요즘 배롱나무 꽃들이 한창이다.
배롱나무 꽃이 아주 아름답게 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 달성군에 있는 하목정을 찾아갔다.
같은 숲길을 걸어도
보고 느끼는 것이 저마다 다르다.
같은 책을 읽어도 긋는 밑줄은 제각기 다르다.
관심과 사랑은 사람의 눈을 열게 한다.
열린 눈으로 보면 더 잘 보이고,
더 잘 보이면 더 깊이 알게 된다.
- 전정문詩人의《인생은 바람이다》중에서 -
photo background-화목정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하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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