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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하는 사람이 큰일도 한다┃2022-06-01

2022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2. 10. 23.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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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약한 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철학자 니체의 말이다.

강자는 생각한 것을 바로 실천으로 옮기지만, 약자는 생각만 붙들고 하세월이기 때문이다.
철학자 강신주도 ‘감정수업'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썼다.

확신과 의심이라는 치명적인 변증법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방법은 “아님 말고!”라고.

일단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결과가 좋지 않아도 쿨하게 포기하라는 것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의 주인공은

선택의 순간에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를 남기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한다.

이처럼 선택의 순간에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현대인을 빗대어 표현한 신조어를

“햄릿 증후군(Hamlet syndrome)”이라 한다. 메이비 족이라 불리는 이들은 사소한 것 하나도

결정을 두려워하며 타인의 의견에 과잉 의존하고 모든 결정권을 위임하려한다.

이처럼 다양한 정보의 범람은 생각이 많아지고 선택을 방해해 행동화 할 수 없도록 하는

‘분석의 마비현상(Paralysis of analysis)'에 빠지게 만든다.

심리학에서는 선택하지 못하는 것을 일컬어 ‘지연행동(procrastination)’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결정장애’를 검색해보면, 깜짝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결정장애를 호소하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지식검색 페이지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고

A 제품과 B 제품 중 어느 것을 살지 골라 달라고 글을 올린다.

전자제품의 사양을 비교해달라는 정도가 아니다. 어느 신발이 더 예쁜지, 어떤 가방이 더 멋있는지

아주 개인적인 취향에 좌우하는 문제까지도 결정해달라고 부탁한다. 단지 쇼핑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사를 가려는데 아파트가 나은지 빌라가 나은지, 대학 원서를 내야 하는데 어느 대학이 더 좋을지,

어떤 전공이 더 나에게 잘 맞겠는지도 함께 고민해달라고 요청한다.

그것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말이다.

나는 여행 상품을 고를 때, 여행 후기와 평가에 대하여 전혀 귀를 기우리지 않는다.

주관적이며 상대적이기에 참고 사항은 되겠지만 남의 판단에 맡기고 싶지 않아서이고

내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에서 별표가 몇개인가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주도적인 선택을 두려워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정보 과잉 시대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이리 갈까 저리 갈까’ 헤매는

햄릿족이 소비 트렌드의 첫 번째 키워드로 꼽혔다.

정보 과잉이란 곧 선택 과잉을 뜻한다.

이것도 괜찮은 듯한데 아닌 것 같고, 저 사람도 좋은 듯한데 아닌 것 같아 결국 선택을 못한다는 이야기다.

지금이야말로 햄릿증후군 대신 키호티즘(Quixotism·돈키호테적 태도)을 얘기할 때다.

실패할지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끝까지 밀고 나가는 돈키호테의 정신 말이다.

모험하는 사람이 큰일도 한다. 옛사람들도 훌륭한 뱃사람은 거친 바다가 만든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남을 못믿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의 결단을 믿지 못하는 우유부단(優柔不斷)만은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현역에서 뛰쳐 나오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확실하게 알지 못했다.

그 무엇 하나 결단하지 못했던 암울했던 오랜 나날들이 활동사진처럼 지나갔다.

나는 나 자신을 차근차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내가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들을 막연하게나마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처음 읽었을 때,

나는 한창 젊었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삶의 본질들을 찾고 그 무엇에 매이지 않은 자유의지로 살고 싶었다.

닥치는 대로 서책들을 읽으며 그 해답을 얻고자 애썼으나 요원했다.

정신은 무르고, 의지는 나약했으니, 눈앞에 버티고 서 있는 ‘생’은 무적(無敵)이었다.

“야망이 없으면서도 세상의 야망은 다 품은 듯이 말처럼 뼈가 휘도록 일하는 것”!

이 문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조르바는 책상머리에서 인생을 배운 나약한 인간이 아니라 온몸으로 부딪치면서

인생을 깨우친 열정으로 가득한 자유인이었다.

종교나 이념은 물론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규범으로부터 벗어나 있었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은 채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쏟아냈다.

 

경기 화성시 송산면 독지리 수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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