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많은 길이 있지만 내가 갈 수 있는 길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었다.
때론 걷기에 폭신한 흙길이 있었는가 하면 발바닥 부르트도록 거친 자갈길도 있었다.
그 길을 나는 오늘도 걸어간다.
난 한번도 대로를 걸어 보지 못했다.
남들이 기피하는 것을 애써 찾는 이처럼 거친 길을 걸어 왔다.
누워있는 풀 한포기에서 앞서 간 사람들의 발자취를 찾았고, 사람 그리울 때는,
이미 편한 길을 걷고 있을 꿈을 이룬 친구가 부러울 때, 짐승처럼 울었다. 보이지 않는 길.....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길이 없는게 아니었다. 안개로 짙게 가리워져 있을뿐,
가다보니 낯익은 도반도 종종 만났다. 어떤 땐 너무 외로워 그와 손을 잡고 가고 싶었다.
그래서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너무 보폭이 넓어 행보에 지장을 준다는 미안한 마음에
슬그머니 손을 놓고 또 혼자서 걸었다. 둘이 걷다가 혼자되고, 셋이 걷다가 다시 혼자 걷기를
반복하다보니 이제는 막다른 골목이다. 다시 뒤돌아 갈 것인가. 길을 만들 것인가.
내 삶의 뒤안길을 뒤돌아보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남들은 잘도 가는데......
우리 곁에는 누군가와의 동행이 있다.
추악한 사람,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 항상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끼리 끼리 혹은 코드가 맞는 사람들의 모임이 만들어 진다.
있을 땐 잘 몰라도 없으면 표가 나는 사람들, 산뜻하게 사람을 매혹시키지는 않지만
늘 언제봐도 좋은 얼굴, 넉넉한 웃음을 가진 친구들. 오래 보아도 물리지 않는 느낌,
늘 친근하고 스스럼없는 상대, 그런 친구들을 곁에 둘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성숙한 사람은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기를 노력하는 사람이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선자령 폭설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산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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