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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생일┃詩人이 보는 世上┃2024-09-28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9. 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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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안하고 우두커니 허공만 바라보며 시인이랍시고 허접한 감상에 빠져 있다면

내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에 나는 바쁘게 살고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물론 힘이 든다. 하지만 할 일이 태산같기에 슬퍼할 시간도 외로울 짬도 없다.

가끔은 아들녀석 재롱이 보고 싶을뿐, 바뻐서 죽을 틈이나 생길지 모르겠다.

이왕 언제가는 죽겠지만 할 일없고 제일 한가로울 때 열린 천국문 내가 들어 가 십자가를 내려놓고

빛난 면류관 받아 쓰고서 주와함께 했으면 좋겠다. 쉬운 길을 놔두고 바쁜 길을

선택하는 사람은 바보 소리 듣기 십상(十常)이지만 바쁨이 없는 곳엔 발전도 없는 법이다.

바쁘게 산다는 것은 진실로 살아 있는 것을 의미한다.

바쁘게 살지 않는다면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 한낮의 양지바른 곳엔 여름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아침 저녁으론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서늘함이 오지 않은 탓인지 계절을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번주말쯤은 제대로 물들어 가는 국화도 보이고 남천나무의 붉게 물든 단풍이

햇볕에 눈부시게 빛날 것이다. 이 계절엔 혼자있는게 좋지를 못하다.

고운 갈색 빛 영상을 머리에 담아봐도, 가득히 품속에 넣어봐도, 한 폭에 미완성 풍경화일 뿐

시인의 가을은 안타까운 가슴앓이로 슬픔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난 유난히 이 계절을 타는 편이다. 그냥 이유없이 센티해지고 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모질게 괴롭히던 시련의 아픔과 간직하기에 너무나 슬픈 이별도 세월이 흘러가면 다 잊혀진다.

나무들도 가을이 오면 단풍을 더 선명하게 물들여 떠나보내지 않는가.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32회 아들의 생일을 기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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