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인과 도적질을 빼놓고는 무엇이던지 도전해 볼 생각이다.
때로는 난맥상(亂脈相)이 있을 수도 있고 난기류(亂氣流)를 만날 때도 있을 것이다.
난기류는 방향과 속도가 불규칙하게 바뀌면서 흐르는 기류. 항공기가 운항할 때
기체가 흔들리거나 고도(高度)가 갑자기 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듯
내 인생에도 그런 일이 없을 거라 믿진 않는다. 과거에도 있었고 사는 날까진 또 찾아 올 것이다.
강한 기류가 산맥을 넘을 때
그 산맥의 바람이 아랫쪽에 강한 회오리 바람이 생기기 때문에 발생하고,
성층권과 대류권 사이의 경계면에서 생기는 것은 강한 제트기류(Jet Stream)로 인해서
그 주변 공기가 교란되기 때문에 난기류가 형성된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괴로운 순간은,
기장이 황급하게 방송을 통하여
“We are currently going thru the Turbulence
(지금 우리 비행기가 난기류를 통과 하고 있습니다).
Please fasten your seat belt.(안전벨트를 꼭 매십시오)라고
알리며 안전벨트 사인이 들어 올 때이다.
바람은 멀쩡한 하늘에서도 쾌적한 항공여행과 종종 안전을 위협하는 복병으로 작용한다.
그것이 소위 ‘터뷸런스’라고 일컫는 바로 청천난류(靑天亂流)이다.
항공기가 순항 중에 난기류 지역을 지나게 되면 기체가 요동을 치면서 순간적으로
급강하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고도나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그 폭이 무려 상하 60미터에 달하기도 한다. 이 세상엔 난맥상(亂脈相)없는 곳이 없고
난기류(亂氣流)는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그러기에 인류는 진보한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비교적 순탄하게 살아 온 것 같아도 분명 극복하기 어려운
시절도 있었을 것이고 눈물을 글썽일 때도 많았었을 것이다. 강렬한 색채와 격정적 필치로
수많은 명작을 남긴 '빈센트 반 고흐'는 오늘날에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몇 안 되는 화가다.
천재 화가였지만 권총으로 자살한 괴팍한 사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는 종교적으로 열정적이었음에도 설교자로 강단에 서지 못했다.
말썽꾸러기 청년을 목회자로 받아줄 리 없었다. 짝사랑하고 갈망했던 여성들에게는
번번이 거절당했다. 주위의 조롱을 샀고, 동료에게는 외면받는 존재였다.
그는 이렇듯 가혹한 청년기를 보냈다. 대신 삶의 난기류, 고독과 절망은 음악적이며
역동적인 미술을 탄생시킨 동력으로 작용했다.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자신을 위로해 주는 것은 오로지 그림뿐이었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고민과 번민이 담기게 된 이유였다. 고독하기에 예술의 꽃을 피워내었다.
때론 너무 힘들다는 생각에 잡겨 보곤한다.
큰 돈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내 남은 세월이 얼마 정도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곶감 빼먹듯 있는 자산만을 바라보며 살 순 없는 일이고, 가만히 있으면
스스로 무너지는 체질이라 너무 힘든 일이지만 억지춘향식으로 일을 만들어 행한다
. 하지만 그냥 난기류 지역을 통과하는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다.
“We are currently going thru the Turbulence"라는 기장의 음성에 신뢰를 보내기로 했다.
조금은 흔들림이 심하지만 조금있으면 안정이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
솔직히 지난 몇년동안 너무 힘든 시간의 나날이었지만 난기류를 통과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느긋하게 하기로 했다. 언젠가 아시아나 기장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 놀라셨죠, 우리 비행기는 지금 태풍지역을 통과중인 데, 조금 있으면 정상 운행할 것입니다"라는
맨트를 날려 승객을 안심시켰던 일이 있었다. 그럴게다. 조금있으면 난기류 지역을 벗어날게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운탄고도
출처: https://newsky1515.tistory.com/3363 [인생은 바람이다: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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