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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계절┃詩人이 보는 世上┃2024-01-17

2024年 日常

by 詩人全政文 2024. 1. 1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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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한겨울이지만 내 마음속엔 벌써 입춘이 자리잡고 있다.

춥다고 움츠리면 이제 겨울의 시작인데 엄동설한을 이겨낼 수가 없다.

우리가 알던 삼한사온은 옛말이 되고 말았다. 차라리 추운게 낫다는 말을 자주 한다.

어제만 해도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했던지 앞산이 안보일 정도로 혼탁한 뿌연한 하루였다.

삼한사온 (三寒四微) 이 아니라 사한사미를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오늘은 미세먼지가 사라진 대신 몹시 추운 하루로 시작했다.

하지만 낮부터 추위가 풀린다니 겨울하늘은 활기가 넘쳤다.

영상의 날씨지만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권을 밑돌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대로 출사를 강행군 했다. 겨울은 가진것 없는 사람에겐 혹독한 계절이다.

있는 시람은 오히려 추워야 스키장도 가고 기름 걱정없는 사람은 환기시키느라 창문을 열겠지만

서민들의 겨울은 그리 반가운게 아니다. 그래서 못사는 사람들은 겨울을 반기지 않는다.

겨울은 사람들에게만 혹독한게 아니다.

가끔 길을 지나다 보면 고라니 너구리 쪽제비 등이 죽어 있는 로드킬의 현장을 목격한다.

먹을걸 구하지 못해 마을 인근까지 내려왔다가 변을 당했을텐데

겨울이 더 길어지면 피해가 더 커질지도 모르겠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산짐승, 고라니와 꿩, 

그리고 요즘 온 동네를 새카맣게 물들이고 있는 수천마리의 까마귀들, 비들기와 동네 잡견들,

도둑 고양이와 쪽제비 등이 단골 손님으로 찾아 든다.

배고픈 고양이가 비들기를 잡아 먹었는지, 깃털이 흩어져 있다.

산에 밤이나 도토리 상수리 열매를 싹쓸이 하는 바람에 짐승들이 굶주리고 있다.

그래서 겨울은 가진 사람에겐 문제가 안되겠지만 없는 사람에겐 혹독하기만 하다.

잔인한 계절이다. 너무 가혹한 계절이다. 여름은 그래도 아무 것도 없이 버틸 수 있는데,

겨울은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계절이다.

가진자들이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고 하지만

냉방에서 하룻밤만 자보면 그런 말이 나올 수 없다.

노숙자들의 겨울 하루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사투의 시간이다.

우리가 추위를 잊을 수 있는 것은 적당한 온기를 유지할 수 있는 집과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것은 일부에게만 선택적으로 주어지는 특권이 아니라

이 사회를 구성하는 누구나 누려야 하는 보편적 권리라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추위는 사람의 삶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비유적으로 의미한다.

추위의 끝이라는 표현은 고통의 시간을 견디어 넘어서라는 말이다.

그렇게 하면 따뜻한 시기 곧 봄이 오는데 봄이라는 건 평온하고 풍요한 삶을 이르는 것이다.

결국 힘든 시기를 이겨내면 만족스러운 시기도 올 것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다.

이제 소한이 지났으니 곧 대한이 될 것이고 입춘이 다가 온다. 이 겨울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특히 겨울은 나같이 당뇨와 혈관질환에 취약한 사람에겐 거의 쥐약이라 할만큼 치명적이어서

이 시기엔 활동을 안하는게 좋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겨울잠을 잘 순 없기에

조심하는 수 밖에 없을게다. 다행히 이번 소한은 그리 춥지 않아 활동하는데 별로 지장이 없어

다행이었지만 겨울의 막바지에 더욱 조심하려 마음먹었다.

소한과 대한 사이, 즉 옛사람들이 가장 춥다고 여겼던 때다.

그러나 오늘같으면 겨울 추위도 이대로 끝날 성싶다.

겨울이면 으레 영하 15도 이하의 추위를 겪었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그런데도 곳곳에서 춥다고 야단이다.

'발열 내의'를 입은 위에 오리나 거위 털을 가득 채운 두툼한 겉옷에 따뜻한 캐시미어 목도리까지

두르고도 추위에 움츠러든 사람들이 흔하다.

종일 얼음을 지치고 들판에서 뛰놀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새로운 하루이었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여명빛속의 오리들의 군무

출처: https://newsky1515.tistory.com/3327 [인생은 바람이다: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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