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내내 은백색의 세상을 감상했다. 창문 너머로 호젖한 산길이 보인다.
마음을 다잡을 수 없어 동네 작은 숲으로 걸었다.
걷다보면 잔광(殘光)에 부서지는 산벚나무 단풍 이파리들이
내뒹구는 모습이 눈에 아리게 들어온다.
마른 잎 쓸고 가는 바람소리가 찬바람 목덜미 스치는 것보다 더 시리다.
산 구비 돌때마다 저 먼 산 능선들은 어깨동무하고 아스라이 다정한데
한 나무에서 자란 한 혈육이면서도 이제 꽁꽁이 얼어버린 저 홍시들이 더 서럽게 느껴지고 있다.
그렇게 애잔하고 서러운 것들이 마음을 한층 여리고 예민하게 하며
겨울은 깊어 이제 산간에는 눈발도 흩날리고 얼음도 얼게 하며 겨울로 가는 길목이 나타난다.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겨울이 목 잘린 수숫대처럼 외롭고 쓸쓸하게 선채로 그리움만 출렁이고 있는 달이기도 하다.
애써 슬픈 표정을 감추고 냄비에 스프를 넣었다. 겨울을 이기기엔 라면이 최고이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계족산 가는길에서
출처: https://newsky1515.tistory.com/3318 [인생은 바람이다: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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