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와 제자들이 어느 마을에 도착했다.
그 마을 입구에는 강이 하나 있었는데
마을 아이들이 강가에서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하며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각자의 모래성을 열심히 쌓으면서 다른 아이들이 자신의 모래성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마구 소리를 지르며 다투곤 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마을에서 나온 엄마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불렀다. 그러자 아이들은 그동안 공들여 쌓아 놓은 모래성을 마구 짓밟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각자의 집으로 달려갔다. 아이들의 놀이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그 광경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던 붓다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삶도 이 이상이 아니다."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두 가지 교훈을 던져준다.
하나는 어머니의 부름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열심히 모래성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언젠가는 쌓던 모래성을 짓밟고 뛰어갈 것이니
모래성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모래성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삶을 투쟁의 장으로만 생각해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하면서 몰입하지 못해도 안된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많은 행복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당시엔 힘들었던 것 조차도 지나고 보니 모든게 행복이었고 소중한 것들이었다.
날 아프게 했던 사람도, 날 사지로 밀어넣으려 했던 사람도, 내 삶속에 밀어닥친 시련의 시간마저도
지금 해석하려니 힘이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그리움이 되고 추억이 될 것이다.
난 늦었다고 생각되는 이 순간. 지나고나면 후회할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세월이 지나서 손주들에게 "할아버지"가 더 멋진 환상의 모래성을 만들어 주려 한다.
할아버지집에 가면 감도따고 복숭아도 따고, 고구마도 캐고, 잠자리도 잡고, 닭서리도 하는
추억의 드라마를 만들어주고 싶다.
할아버지집에 가서 테레비전만 보고 왔다는 일기장을 쓰지 않도록...
물론 이 땅의 모든 일들이 모래성을 쌓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또 하루가 지나간다. 이처럼 어둠이 내리 깔리는 시간이 나에게는 가장 진지한 시간이다.
-전정문詩人의 <<인생은 바람이다>> 중에서-
photo back ground-낙안읍성 민속마을
전남 순천시 낙안면 충민길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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