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霜降)┃詩人이 보는 世上┃2024-10-23
이제 가을의 절정이다. 영남 알프스 억새가 참 많아 한참 머물며 감상했다. 단풍 든 나뭇잎의 붉은 빛 향연도 가을에 손꼽히지만, 스산한 가을 들녘의 백미는 역시 은빛물결 출렁이는 억새밭이다. 투명한 햇빛 아래 은빛으로 물결치는 억새들은 솜털처럼 푸근하고 정감 있게 다가오는데, 깊어가는 가을, 아직도 아쉬움을 머금은 코스모스의 잔상이 억새와 어우러지고 있다. ‘가을 나들이하면 단풍놀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가을에 더욱 반짝이며 은은한 빛을 내는 억새와 낭만이 묻어나는 갈대가 우리를 유혹한다. 깊어가는 가을 은빛 갈대와 억새가 ‘어서 오라’는 듯 손짓한다. 그곳으로 단숨에 달려가고 싶었다. 단풍이 오색 빛 화려함으로 가을을 꾸민다면 은빛 억새는 은은한 느낌으로 수수한 듯 황홀한 가을의 낭만을 담아..
2024年 日常
2024. 10. 23.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