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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하고 달콤한 철가방 아저씨의 짜장면┃詩人이 보는 世上┃2014-04-14

2011년-2015년

by 詩人全政文 2022. 12. 2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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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맞은편에 짜장면집이 있다.
맛이있다고 소문이 났는지 제법 손님들이 북적인다.
커피의 은은한 향기가 코를 즐겁게 하듯이 짜장면의 구수한 냄새는 식욕을 자극한다.
후각을 강열하게 자극해오는 짜장면의 특유한 냄새는 언제나 환영이다.
특히 바람의 방향에따라 강도가 조절되니 그 유혹에 취약해진다.

들락거리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연극무대 같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빈번하게 바뀌는 주방장으로 부터 단골 고객들에게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들이 오간다.
그중에서 주연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그집 주인인 철가방 아저씨다.
언제나 그자리를 충실히 지키며 열심히 배달하는 모습에서 삶의 생생한 현장감을 맛본다.

탄탄한 체구에 잘생긴 얼굴은 그가 삶의 드라마 속 주연으로써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철가방 아저씨의 인물과 짜장면 맛의 함수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테지만 말이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폭염을 마다않고 철가방을 오토바이에 싣고 달리는 그를 보면서
그가 참으로 책임감이 강하고 부지런한 사람으로 주어진 배역에 충실하다는 것을 느낀다.

한때 그도 인생의 낙오자 대열에서 허우적 거리며 살았단다.
음주와 도박 그리고 주먹질까지 삶의 막바지까지 내몰렸단다.
술에 만취되어 거리를 누비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그를 잘아는 이가
일러주면서 그의 변신을 믿을 수없단다.

철가방하면 한때 우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던 '우수'씨가 떠오른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결코 자신이 풍족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몸소 증명해준 이시대의 의인
모진 가난과 역경은 오히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혜안을 가지게 했으며
이웃 사랑은 몸소 실천했다는 점에서 세인들로부터 칭송의 받는 것이다.

낙오자의 대열에서 오늘이 있기까지는 홀 써빙을 담당하는 그의 아내의 내조의 힘이 컸단다.
좋은 이웃을 통해서 인간 승리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감사하다.
성실하게 주어진 역할을 하는 그를 매일 바라보며 가끔씩 지친 삶에 활력을 찾곤한다.
구수하고 달콤한 철가방 아저씨의 짜장면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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