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으며
나의 지난시절을 생각해 보았다. 걸핏하면 사업 한답시고 교회외적인 일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주님이 보실 때 아웃시키고 싶을 때도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이걸 장로라고 부른걸 후회하셨을지도,.
복음서에 나오는 포도원의 일꾼 중 아침에 포도원에 부름을 받은 일꾼과 해질 무렵 부름을 받은
일꾼의 품삯이 같았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가끔 내가 지금 지나고 있는 시간이
'노년'인지 '중년'인지 햇갈릴 때가 많다. 아이를 키우고 부모님을 모시며 사회에서 가정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맡고 가장 왕성하게 살아가는 세대가 중년 세대다. 그럼에도 ‘허리’의 자리는
늘 말없이 묵묵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수행하는 것을 당연한 미덕으로 여긴다.
10~20대 청춘에게는 나이 지긋한 어른으로 취급받고, 노년에 접어든 어른들에겐
아직 쌩쌩한 젊은이로 인식되는 중간 세대이자 애매한 나이인 것이다.
이 시기는 방황하기 쉬운 시기다. 중장년의 위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갑자기 위기의식이 찾아든다. 나이가 들면 청춘의 방황도 끝나고 인생의 의미도
깨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막상 중장년이 되고 보니 오히려 마음속에서 이런저런 불안들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노년을 코앞에 둔 초로라면 오히려 묵묵히 현실을 직시할 수도 있겠지만
청년도 아니요, 노년도 아니요, 딱 그 중간이라고 하는 나이가 애매하기 그지없어서 갈팡질팡한다.
인생(人生)의 전 과정(過程)을 통(通)하여 노년이야 말로 낭만주의자(浪漫主義者)가 되기에
가장 적합(適合)한 시기(時期)다. 처음 받은 연서(戀書)를 읽는 설레임으로 오랜 병상(病床)에서
일어나 창밖의 하늘을 보는 마음으로 노후(老後)를 살아야한다.
나는 내세울 것도 보잘 것도 없는 전력이지만 지금까지의 내 인생을 한번 돌아보며
그동안 잘 살아온 나에게 토닥이며 참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남은 생은 여행하듯
가볍고 즐겁게 살자고 다짐하곤 한다. 랠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의
“Life is a Journey, Not a Destination.(인생은 여정(旅程)이다. 목적지가 아니고)"이란
말을 떠올리면서...나이 들면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적어지고 나를 찾는 사람도 줄어드니
서두를 것은 없지않은가? 사실 나이 들면서 가장 넉넉해지는 재산은 시간뿐이다.
요즘은 약속 시간을 잡으려하면 바쁘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
‘깜냥’이라는 우리말은 혀끝에 감기는 세속적 친근함이 있다.
그러면서도 오늘 우리 현실을 비추어주는 의미 깊은 개념어로 손색이 없다.
깜냥은 우선 ‘지니고 있는 힘’을 뜻하는데, 능력 또는 역량의 의미를 품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낼 만한 능력’을 뜻한다. 그러니까 어떤 과업과 능력이 서로 응하거나
어울리는지 평가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내가 볼 땐 ‘깜냥’이 안되는데 지도자가 되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깜냥이 전혀 아닌데 그 자리에 앉으면 가시방석일 수 밖에 없다.
지금 대한민국 최고위직이라는 대통령이 보이는 행동은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전문성은 고사하고 사리 분별도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한답시고 날뛰니 퇴보를 거듭하는 것이다.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과감히 물러나는 것이 옳다. 교만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함량이
턱없이 부족한 인물들의 등장에 경악하고 있다. 자신의 깜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지 못하는
이들의 민낯을 대하는 것은 그 자체가 고역이다. 누가 뭐래도 나밖에 없다며 자신만만한
그들에게 묻고 싶다. 국민이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는가. 깜냥이 아니면 내려와야 한다.
나는 내 깜냥이 부족한 걸 알기에 다른 사람보다 더 열성적이고 진지하게 일을 하려 한다.
병든 주인이 머슴 열명보다 더 일을 많이 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주인과 머슴은 다르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 할 순 없을테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거져 먹으려 하면 다시는 일꾼으로 부르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일하라고 자리를 보전해 주었지만
놀고 먹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과거의 모습을 회상해 보면 隔世之感이 아닐 수 없다.
나는 한가해지면 잡념이 생기기에 일을 만들어서라도 하려 한다. 요즘은 TV을 켜는 날이 적다.
큰 뉴스거리가 있거나 중요한 경기가 있지 않는한 티비를 켜지 않는다. 바보 상자 앞에 있는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해가 지면 암흑속에 갇히지만 눈만감으면 아침까지 숙면한다.
오늘 혈압과 당뇨를 체크했더니 혈압도 정상에 가깝고 혈당도 약간은 높지만 관리가 되고 있다.
마음도 많이 안정된 것 같다. "바쁜 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
."(A busy bee has no time to be sad)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이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성당
Carrer de Mallorca, 401, 08013 Barcelona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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