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바라보는 희망┃詩人이 보는 世上┃2025-04-30
몇년을 살았는지와는 상관이 없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순간 순간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그 돌아봄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지난 시간을 반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이 살아온 그 시간이 의미있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에서
이기도 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인생의 페이지를 좀 더 빨리 넘기고 싶을 때가 종종있었다.
아닌 것 같아도 나에게도 한국인 모두에게 있는 '빨리빨리병'이 있는 것 같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의 특징을 물으면 자주 나오는 대답은 한국인은 빨리빨리 하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관련된 말 중에 나쁜 의미로 냄비 근성도 있다. 어딜 가나 빨리 빨리, 줄이 많이 밀려있는 가게는
차라리 다른 가게로 옮겨 가고, 영화가 끝나면 자막이 나오기 전에 일어나 버린다.
단 몇초라도 남들보다 일찍 일어서야 밀려 나오지 않기에 끝까지 앉아 있는 사람이 거의없다.
비행기가 착륙하면 아직 문이 열리기도 전인 데, 모두 복도에 일어서서 기다리곤 한다.
일본은 반대로 줄이 많이 있는 가게는 인기가 있는 가게로 인식되어 오히려 줄을 서는 경우가 많으며,
영화가 끝나도 엔딩송 OST를 들으며 제작자나 출연한 배우, 제작자 등을 확인하며 마지막까지
감상을 한 뒤, 불이 켜지면 일어난다. 남들이 보기엔 좀 느긋한 거 같아도 나도 성질이 급한 편이다.
예를 들자면 컴퓨터의 마우스를 클릭했는데도 화면이 늦게 뜰 때, 운전중 신호 대기중일 때,
도로가 막혀 차가 서 있거나 서행 중일 때, 누구를 마냥 기다리고 있을 때,
특히 나는 항공기로 여행을 갈 때 그런 기분을 제일 많이 느끼는 편이다.
나처럼,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에게 밤은 귀한 휴식의 시간이며 행복의 시간이다.
가녀린 불빛 아래 조용히 음악을 듣기도 하고 밀렸던 생각도 정리하기도 한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밤의 수면 속을 떠다닌다.
고요와 침묵 속에서 생각은 한없이 자유로워지고 늦은 밤 정원을 바라 보노라면 달빛이 길게 누운
정원에는 자연 위에 존재하는 모든 신비로 가득 차 있다. 뜨거운 태양아래 화려함을 뽐냈던 꽃들도
겸허히 내리는 이슬에 몸을 맡기고, 날벌레 마저 내일을 위한 휴식으로 날개를 접는다.
아침을 기다리는 적막 속에서 생각은 쉬지 않고 밤하늘 높이 떠다닌다. 그런가 하면 어느새 나팔꽃이
만발했던 내 유년의 한옥 뜰 앞에서 멈추어 갑자기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도 한다.
나는 이 밤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리고 이 모든 아름다운 자연을 지으시고,
내 호흡을 지켜 주시며 선한 눈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생각이 악한 것에 머물지 않게 하시려고, 밤이면 하루 동안의 나의 미숙함을
그분의 이름으로 반성하게 해 주시는 분. 사랑하는 그 분에게로 향하는 묵상 속에서 밤의 아름다움은
절정을 이룬다. 외로움도 슬픔도 밤의 정적 아래 더욱 깊이 스며들지만 내일을 바라보는 희망으로
이 밤을 소중하게 보내는 행복이 있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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