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年 日常

혼자있는 시간┃詩人이 보는 世上┃2025-03-14

詩人全政文 2025. 3. 14. 00:08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굼벵이가 담벼락 뚫는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봄에는 굼벵이도 석 자씩 뛴다’라는 속담처럼 우리는 희한한 경우나 예외적 상황에

비유하는 모델로 굼벵이를 주로 인용해왔다.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지는 것은 매미 될 셈이 있어

떨어진다'는 말도 있다. 굼벵이가 떨어지면 남들은 잘못하여 떨어졌으려니 하고 웃을 것이나

제 딴에는 매미가 될 뚜렷한 목적이 있어 떨어진다는 뜻으로, 남 보기에는 못나고 어리석은 행동도

그렇게 하는 그 자신에게 있어서는 요긴한 뜻이 있어 하는 것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보기에도 다소 답답하고 도대체 움직이는 수단이라고는 몸통을 꿈틀거리는 것 말고는 없으니,

둔하거나 게으른 대상을 비유하는데 적격이었을지 모른다. 자신을 방어하거나 돋보이게 하는

수작으로 오죽하면 굴러서라도 눈길을 끌고자 했을까라는 생각하면

내심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 친근하다는 생각은 떨칠 수 없다.

'굼벵이처럼 느려 터져서 답답해 죽겠네.' 흔히 동작이 굼뜬 사람을 보고 이르는 말이다.

굼벵이는 워낙 행동이 느린지라 위험이 닥쳐왔을 때는 피하기 보다는 몸을 말아서 죽은 체

하는 것이 보통이다. 발로 기어 다니는 속도가 너무 늦다보니 굴러서 이동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

그래서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처럼 한없이 순박해 보이는 굼벵이가 배척받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징그러운 모양새 때문이다.

특히나 여성들은 굼벵이라면 질색을 하며 보기 싫어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농약의 과용은 오래전부터 꿀벌이 사라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작물생산 감소는

인류가 기아(飢餓)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이런 오점들을 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일에 치여 사는 고된 삶을 영위하는 현대인들에게 빈틈을 채우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그 구멍들이 점점 커지고만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변을 거닐면서, 산을 오르면서 보게 되는

꽃들이 소소한 희망을 심어준다. 반대로 꽃이 지게 되면 가슴 한 쪽이 미어지듯,

우리 삶 역시도 소소한 희망 하나를 잃을 때마다 슬픈 감정을 느낀다. 어떻게 사는게

후회를 줄일 수 있을까? 이내 봄꽃인 벚꽃이 만발할 것이고, 바람에 속절없이 지는 걸

목격할 것이다. 인정 사정없는 바람앞에 꽃비가 되어 휘날리는 걸 구없이 보아 왔다.

난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상념에 잠긴다. 난 교회에서 교인들을 꽃이라 생각했다.

너무 화사하고 아름답지만 생명력이 길지가 않았다. 작은 바람에도 꽃잎이 낙화하는 걸 보며

서글퍼하기도 했었다.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현란함도 느꼈고, 바람의 심술에 이름없이

피었다가 지는 꽃들도 많이 보았다. 화무는 십일홍이라지만 아무리 화려한 꽃이라도

열흘가는 꽃이 없듯이 인생이란 그리 긴 것이 아니다.

나는 무엇을 결단하거나 장고(長考) 할 일이 생기면 거의 혼자있는 시간을 가진다.

그 곳이 공원 베치던 강가이던 상관없이 혼자서 골몰(汨沒)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나는 한없이 너그러운 것 같아도 한번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매몰찬게 내 성격이다.

자리를 피하여 한적한 곳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괜시리 외롭단 생각이 든다.

주변에 도움을 받을 지인이 없어서가 아니고, 내 삶에 있어서 결정적인 멘토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 아무리 친하다 하더라도 내 자신을 나보다 더 잘 알 사람이 없기에

우선은 낮선 곳을 찾아 고민을 해 보고 사색하며 독백에 빠진다.

사람들은 혼자있는 걸 참지 못한다. 혼자있는 시간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나는 혼자있는 시간을 고독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치이다 보면 어떨 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 앉아

여유를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더러는 사람이 별로 없는, 조용한 카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또 더러는 동행 없이 북적거리는 길거리에 나가기도 한다.

언제나 혼자 있는 저 외가리가   나와 닮은것 같아 저 녀석을 조아라 한다

 

-全政文 詩人의 ((흘러가는 시간앞에서)) 중에서-

photo back ground-홀로이 날으는 외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