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詩人이 보는 世上┃2023-06-23
고독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고독도 즐기기 나름이다. 모든 남자의 피(血)에는 고독이 흐르고 있다.
남자의 혈액형은 고독형이다.
애써 아니라고 부인해도 어쩔 수 없이 남자는 고독하게 되어 있다.
나는 이 고독을 겸허하게 받아 들인다.
`한국학의 거장`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의 유고집 `아흔즈음에`(휴머니스트)에 보면,
"나는 죽음을 노년의 당연한 삶의 표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죽음을 삶의 한 고비로 받아 들이도록 마음 쓰고 있다.
죽음이 다가 올수록 삶은 선명해야 하며 인생 최후의 일전이 죽음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는 자기 앞에 주어진 노년의 일상을 포장하지 않았다.
시간을 ‘움직이는 부동(不動)’이라 표현하며 불면의 밤을 보내는 고통을 토로했으며,
더 이상 수영도 산책도 맘껏 즐기지 못하는 신체적인 한계와 병고 앞에서는
서글픔을 드러 내기도 한다. 천성적인 외톨이 근성과 외따로 시골에 살며 느끼는
깊은 외로움의 순간들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사람이 고독하다고 아무나를 만나서면 않된다.
외롭다고 아무나에게 마음을 주면 더 복잡해지고 괴로워진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은 외로움과 고독은 떨쳐낼 수 없는 존재인가,
병과 고통은 인간을 어떻게 단련하며 사랑과 정,
자연의 아름다움은 인간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가,
자아를 찾아간다는 것은 무엇이며 죽음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의 한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이런 본연의 질문들이 있는 한 고독은 잠시 보류해도 좋다.
-全政文 詩人의 ((인생은 바람이다)) 중에서-
photo back ground-청산도(목섬,서편제 길)
전남 완도군 청산면 청산로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