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혁신┃詩人이 보는 世上┃2023-06-17
돌이켜 보면, 그 넓고 아득한 ‘세월의 바다’를 용케도 건넜다.
그것도 쪽배를 타고 말이다.
작은 물결에도 흔들리고 약한 바람에도 방향이 바뀌는
그런 작은 쪽배에 의지한채 아슬아슬하게 건너왔다. 지나고 보니 모든게 은혜였다.
이제 그 쪽배에서 내려 평지에 올라 지나온 세월을,
그리고 그 거친 바다의 파도와 바람을 생각해 본다.
무사히 바다를 건너왔다는 안도감이 있다. 그러나 또 하나 가슴을 때리는 후회가 있다.
그것은 ‘세월의 바다’를 항해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능력임을 내 자신이 몰랐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무식했다는 이야기다. 항해 지식이 부족했다.
그러니 나는 바람과 물결에 쉽게 흔들리는 쪽배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내가 말하는 무식이라는 말은 지식의 부족, 결핍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사고의 경직성’이 더 문제였다. 유연한 사고를 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생각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언제나 ‘나만의 논리’로 세상을 대하고 말았다.
‘남의 논리’에는 귀를 닫았던 것. ‘나만의 논리’에 내가 갇혀 버렸던 것이다.
자연이 변화를 거부했다. 따라서 세상과 나는 언제나 유리되어 있었다.
그리고는 내 논리에 따르지 않는 세상을 나무랐다. 그럴수록 세상은 더욱 멀어져갔다.
변화 즉 자기혁신을 통해서만 세상과 나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었는데.
그것을 모르는 무식이 충만한 삶을 살았다.
또 한 가지, 자신을 엘리트라고 믿는 턱도 없는 자만심에 빠져 있었다.
한 마디로 있지도 않은 환상만을 좇고 있었던 것.
그 때문에 언제나 ‘우월한 자’가, ‘누리는 자’가 되고자 했다.
섬기는 자세’, ‘겸허한 자세’는 입으로만 읊었을 뿐이다.내 자신을 채찍질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내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무식하고 게으른 사람임을 몰랐다.
한 사람의 인간은 하나의 시대밖에는 살 수 없다. 따라서 내 시대는 저물어 간다.
쪽배든 큰 배든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배를 타고 파도와 바람에 시달리는 사람
그리고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생각해서
나처럼 무식한 사람은 절대로 되지 말라고. 무식해 지지 않기 위해서는
변화 즉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고. 그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photo back ground-기지재 마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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