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年 日常

불량인생┃詩人이 보는 世上┃2023-05-13

詩人全政文 2023. 5. 13. 00:03

 

나는 공작새를 볼 때마다 내 허상을 떠올리곤 했었다.

수컷 공작새는 자신의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멋진 날개와 긴 꼬리를 자랑한다.

자신의 짝짓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멋진 날개와 긴 꼬리가 치명적일 때도 있다.

새지만 날지 못하는 타조와 닭처럼 공작새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날개가 있지만 날지는 못한다.

아마도 자신의 몸보다 더 큰 꼬리깃털 때문일 것이다.

공작새는 화려한 깃털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과 큰 사랑을 받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공작새는 일생동안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 없다. 

공작새가 꼬리 깃털을 세울 때 앞모습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뒷모습은 너무나 형편이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공작새의 앞모습만 기억하지 형편없는 공작새의 뒷모습은 기억하지 못한다. 

 

사람들도 매일 거울을 통해서

자신의 얼굴, 의상, 머리, 외모를 가꾸고 꾸미지만 뒷모습은 꾸미지 못한다.

나는  세월을  낭비하여  날개를 펴지 못하는 공작새가 되어 버렸지만

이것도 내 탓이려니 하면서 사는 비법을 터득해 나가고 있다. 이젠 화려한 군무는 끝났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날개를 펼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오히려 거추장스럽다. 

나는 화려한 깃털이 얼마나 불편한 진실인지를 알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내가 장끼가 아니라 까투리라는 걸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젠 불량 인생을 살지 말아야겠다고 날마다 작정하고 결심한다. 

 

photo back ground-남이섬 공작새

강원 춘천시 남산면 남이섬길 1